일본 정부 대학입시 개혁 취지 무색해져…수험생도 혼란
(도쿄=연합뉴스) 김호준 특파원 = 일본 정부가 내년 대학 입학시험 때부터 도입할 예정이던 국어와 수학 과목의 기술식 시험을 연기하기로 결정했다고 교도통신과 NHK가 17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하기우다 고이치(萩生田光一) 일본 문부과학상은 이날 각의(閣議·국무회의)가 끝난 뒤 기자회견에서 "수험생의 불안을 해소하고 안심하고 응시할 수 있는 체제를 시급히 갖추는 것은 현 시점에선 곤란하다"며 정부의 이런 결정을 발표했다.
당초 일본 정부는 내년부터 한국의 대학수학능력시험과 비슷한 '대학입학공통테스트'를 도입하기로 결정하고, 새 대입시험에 민간 영어시험과 기술식 국어·수학 시험을 적용하기로 했다.
그러나 대학입학공통테스트 영어 과목을 민간이 주관하는 영어시험으로 대신하려던 계획은 수험생의 경제능력 등에 따라 불이익이 발생할 수 있다는 비판이 제기돼 지난달 초 도입이 연기됐다.
국어·수학 과목 기술식 시험도 단시간에 채점이 곤란하다는 이유로 이날 연기가 결정됐다.
50만명에 달하는 일본 대학입학공통테스트 수험생의 국어·수학 기술식 문제 답안을 채점하는 데는 8천~1만명의 채점자가 필요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이들이 단기간에 정확하게 채점할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가 꾸준히 제기돼 왔다.
특히, 민간업자가 채점하는 것에 대해 수험생들은 공정성을 담보할 수 있겠느냐고 의문을 제기했다.
이런 논란에 따라 집권당인 자민당 내에서도 문제가 제기되면서 연기 결정이 내려지게 됐다.
일본 언론들은 대학입학공통테스트의 두 기둥인 민간 영어시험과 국어·수학 기술식 시험의 도입이 연기됨에 따라 수험생 혼란이 빚어졌고, 정부의 대학입시 개혁의 취지도 무색해졌다고 비판했다.
hoj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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