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대사관 직원이 허위로 납치 주장" vs "법절차에 하자"
(뉴델리=연합뉴스) 김영현 특파원 = 스리랑카와 스위스가 주스리랑카 스위스대사관 직원 체포 문제를 놓고 신경전을 펼치고 있다.
17일 AFP통신, BBC뉴스 등에 따르면 스리랑카 경찰은 전날 수도 콜롬보에서 스위스대사관에 근무하는 스리랑카 여성 가니에이 배니스터 프랜시스를 체포했다.
스리랑카 법무부는 프랜시스가 반정부 행위를 했고 사법 절차와 관련된 증거들을 날조하는 등 거짓 주장을 했다고 체포 이유를 밝혔다. 프랜시스는 이날 체포에 앞서 며칠 째 범죄조사국으로부터 조사를 받아왔다.
그는 지난달 25일 괴한에게 여러 시간 납치된 것으로 알려진 인물이다.
스위스대사관 측은 프랜시스가 당시 괴한으로부터 대사관 업무와 관련된 기밀을 누설하라는 협박을 받았고 성추행까지 당했다고 말했다.
특히 스위스대사관 측은 최근 한 스리랑카 경찰 수사관이 스위스로 망명 신청을 한 일과 이번 납치 사건이 연관됐을 가능성에 주목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고타바야 라자팍사 신임 대통령의 인권 탄압 의혹 등을 조사하던 경찰이 망명 신청을 하자 바로 다음날 프랜시스가 납치된 것으로 파악됐기 때문이다.
스위스대사관은 프랜시스가 체포된 직후 "법절차가 정당하게 이뤄지지 않았다"며 프랜시스가 조작했다는 내용 관련 증거를 제시하라고 스리랑카 당국에 요구했다.
스위스 정부는 아울러 스리랑카대사를 불러 관련 사안에 대해 항의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라자팍사 대통령은 프랜시스의 납치 관련 주장은 모두 조작됐다는 입장이다.
BBC방송에 따르면 라자팍사 대통령은 스위스대사와 만난 자리에서 "우버 탑승, 전화 통화, CCTV 등 (프랜시스가) 반박할 수 없는 여러 증거가 있다"며 "나와 정부의 평판을 떨어뜨리려는 자들이 (스위스) 대사관 측을 압박한 것 같다"고 말했다.
라자팍사 대통령은 지난달 대선에서 압승을 거두고 대통령이 됐다.
그는 '스리랑카의 독재자'로 불린 마힌다 라자팍사 전 대통령의 동생이기도 하다.
그는 2005∼2015년 대통령이 겸임하는 국방부 장관 아래의 국방부 차관을 맡아 강력하게 군부를 이끌었다.
특히 수십년간 진행된 스리랑카 정부군과 타밀족 반군 간 내전을 종식하는 데 일등공신 노릇을 했다.
하지만 그는 내전 종식 과정에서 정부군이 4만5천여명의 타밀족 민간인을 학살했다는 의혹 등 여러 인권 탄압 사건에 연루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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