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 브라질 축구계에서 국가대표팀 지휘봉을 외국인 감독에게 맡기는 문제를 두고 논란이 가열하고 있다.
대표팀의 성적 부진이 이어지면서 외국인 감독을 영입해서라도 분위기 쇄신에 나서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는 반면 삼바축구의 자존심에 스스로 상처를 낼 수 없다는 주장도 만만치 않다.
17일(현지시간) 나온 브라질 여론조사업체 다타폴랴의 조사 결과를 보면 외국인 감독 기용에 대해 찬성 39%, 반대 46%로 나왔다. 나머지 16%는 관심 없다고 답하거나 구체적인 의견을 밝히지 않았다.
반대가 우세한 게 사실이지만, 찬성 의견도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어서 오차범위(±2%포인트)를 고려하면 사실상 여론은 양분됐다고 해석할 수 있다.
![](https://img.yonhapnews.co.kr/etc/inner/KR/2019/12/18/AKR20191218001600094_01_i.jpg)
외국인 감독 기용 문제가 대두된 것은 올해 외국인 감독이 이끄는 팀들이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
포르투갈 출신의 조르지 제주스 감독이 지휘하는 프로축구클럽 플라멩구가 브라질 국내 리그와 남미클럽 대항전인 코파 리베르타도레스에서 우승컵을 들어 올린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아르헨티나 출신의 호르헤 삼파올리 감독이 이끄는 산투스 클럽이 브라질 리그 2위를 차지한 것도 자극제가 되고 있다.
![](http://img.yonhapnews.co.kr/etc/inner/KR/2019/12/18/AKR20191218001600094_02_i.jpg)
한편, 다타폴랴의 조사에서 현 대표팀 감독인 치치에 대한 신뢰도는 급속도로 추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치치 감독을 신뢰한다는 답변은 37%에 그쳤다. 보통은 32%였고, 신뢰하지 않는다는 의견은 16%였다. 나머지 15%는 의견을 밝히지 않았다.
치치 감독에 대한 신뢰는 지난해 6월 조사에서 64%를 기록한 바 있다. 당시 불신은 5%에 불과했고 13%는 보통이라고 평가했으며 18%는 뚜렷한 의견을 내지 않았다.
브라질은 지난 6월 남미축구선수권대회(코파 아메리카)에서 우승한 뒤 5경기 연속 무승(3무 2패)을 기록하다가 지난달 한국에 3-0으로 승리하면서 간신히 1승을 건졌다.
그러나 브라질 축구팬들은 대표팀에 실망감을 감추지 않았고, 이는 치치 감독 교체설로 이어졌다.
브라질 최고의 인기 클럽인 코린치안스의 감독이었던 치치는 브라질이 2016 코파아메리카 조별 리그에서 탈락한 이후 대표팀을 맡았다.
2018 러시아 월드컵에서 브라질이 8강 문턱을 넘지 못하고 탈락하며 전체 성적 6위에 그쳤으나 브라질축구협회(CBF)는 치치 감독의 임기를 2022 카타르 월드컵까지 보장하겠다고 밝혀왔다.
전 국민이 축구팬이라고 할 수 있는 브라질이 축구 대표팀 지휘봉을 누구에게 맡길 것인지를 두고 뜨거운 논란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fidelis21c@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