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지원 재확인 동시에 '화염과 분노' 시절 美검토 군사옵션 환기하며 강력 경고
北 '크리스마스 선물'로 장거리 미사일 발사 예상하며 "시점의 문제일 뿐" 관측도
"北 ICBM 준비 여부 면밀 주시중"…고정식·이동식 발사대 여부엔 "말하기 어려워"
(워싱턴=연합뉴스) 백나리 특파원 = 찰스 브라운 미국 태평양공군사령관은 17일(현지시간) 북한이 거론한 '성탄절 선물'이 장거리미사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고 미 정치전문매체 더힐이 전했다.
그는 미국의 외교적 접근이 실패할 경우 2017년 북미 대치 상황에서 준비했던 것이 많아 금방 대응할 수 있다는 식의 발언도 했다. 미국의 공개 회동 제의에 북한의 응답하지 않은 상황에서 미국도 여러 대응조치를 준비하고 있음을 부각해 강한 경고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풀이된다.
더힐에 따르면 브라운 사령관은 이날 워싱턴DC에서 열린 조찬행사에서 취재진과 만나 북한의 크리스마스 선물이 무엇이겠냐는 질문을 받고 "내가 예상하기로는 장거리 탄도미사일의 일종이 선물이 될 것"이라고 답했다.
그는 이어 "(시점이) 성탄 전야냐, 성탄절이냐, 신년 이후냐의 문제일 뿐"이라고 덧붙였다.
브라운 사령관의 이같은 언급은 미 정보당국의 분석을 반영한 것일 가능성이 커 주목된다.
다만 행사에서 관련 질의가 이어지자 브라운 사령관은 북한의 성탄절 선물과 관련해 다양한 가능성이 있을 수 있다고 여지를 남겨두기도 했다고 더힐은 전했다.
브라운 사령관은 "일어날 수 있는 것들이 다양하다고 본다"면서 "(북한이) 자진해서 했던 모라토리엄이 사라지고 아무 것도 당장 일어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북한은 2018년 4월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 중단이라는 모라토리엄을 선언한 바 있다.
브라운 사령관은 군의 역할이 대북외교를 지원하는 것이라고 재확인하면서도 외교적 노력이 무너질 경우를 상정하며 북한에 강력한 경고 메시지도 보냈다.
그는 "우리의 역할은 외교적 노력을 지원하는 것"이라면서도 "만약 외교적 노력이 무너지면 우리는 준비돼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이미 미리 생각하고 있다. 2017년으로 돌아가 보면 우리가 2017년에 했던 많은 것이 있어서 우리는 꽤 빨리 먼지를 털어내고 이용할 준비가 될 수 있다. 우리가 예전에 했던 모든 것을 살펴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브라운 사령관의 발언은 방한했던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가 공개 회동 제안에 대해 북한의 답을 얻지 못한 채 일본으로 떠난 이후 나온 것이다.
2017년 트럼프 대통령이 '화염과 분노'를 거론하며 북한과 격렬히 대치하던 당시 미국이 검토했던 군사옵션 등을 우회적으로 거론하면서 북한이 레드라인으로 여겨지는 대미압박 행보에 나설 경우 미국도 신속한 대응에 나설 수 있다는 메시지로 북한에 자제를 강력 촉구한 셈이다.
브라운 사령관은 한미연합훈련 재개와 관련해서는 윗선의 결정이라며 전술적 수준에서의 준비태세에 대해 우려하지 않고 있다는 입장을 유지했다고 더힐은 덧붙였다.
또 브라운 사령관이 북한의 동향과 관련한 첩보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면서 북한에는 수사가 행동을 앞서는 패턴이 있다고 말했다고 부연했다.
블룸버그통신은 브라운 사령관이 이날 취재진에 ICBM 시험발사 준비와 관련한 진전 신호가 있는지 북한 지역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있다면서 지금까지의 북한 동향으로 볼 때 발사가 고정식 발사대에서 이뤄질지 이동식 발사대에서 이뤄질지에 대해서는 말하기 어렵다고 했다고 보도했다.
비건 대표는 방한 중인 16일 북한에 공개 회동을 제안했으나 하루 뒤 비건 대표가 한국을 떠날 때까지 북한의 호응은 없었다. 중국과 러시아가 전날 유엔 차원의 대북제재 완화 추진에 나서며 역할 확대를 도모하는 시점에서 북한이 고강도 도발을 택할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nar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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