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북 경영진, 정치광고 놓고 분열…갈등 중심에 트럼프 지지자"

입력 2019-12-18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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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북 경영진, 정치광고 놓고 분열…갈등 중심에 트럼프 지지자"
WSJ 보도…"트럼프 선거자금 제공 억만장자 피터 틸, 정치광고 고수 주장"
"저커버그와 동맹 관계…페이스북 CEO에게 영향력 있는 조언"



(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정성호 특파원 = 페이스북의 경영진이 정치광고 허용 등을 놓고 분열된 가운데 그 분열의 중심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인 억만장자 투자자 피터 틸(52)이 있다고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틸은 2016년 미 대선 때 트럼프 대통령에게 선거자금을 제공해 트럼프 지지자로 유명한 실리콘밸리의 사업가다. 진보적 성향이 강한 실리콘밸리에서 이례적 행보다.
내년 대선을 앞둔 미국에서는 세계 최대 소셜미디어 페이스북이 자사 플랫폼에 정치광고를 허용하기로 하면서 야당인 민주당과 언론의 비판에 시달리고 있다.
민주당 대선 주자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우크라이나에 10억달러(약 1조1천600억원)를 줬다는 트럼프 대통령 재선 캠프의 정치광고를 페이스북이 실어준 게 결정적이었다.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는 10월 워싱턴DC 조지타운대에서 한 연설에서 페이스북을 '표현의 자유'의 수호자로 묘사하며 정치광고를 금지하지 않겠다고 재차 강조한 바 있다.
그러나 WSJ은 관계자를 인용해 페이스북 경영진 내에서 정치적 사안에 어떻게 대처할지를 두고 "매우 격렬한 다툼"이 있다며 그 다툼의 한복판에 틸이 있다고 보도했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틸은 페이스북이 정치광고를 허용하고 정치인의 포스트에 대해서는 팩트 체크(사실관계 확인)를 하지 않는다는 결정을 고수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하지만 페이스북 내에는 틸과 달리 정치광고를 일절 금지해야 한다고 요구하는 이사나 임원들도 있다.
WSJ은 "틸과 틸에 동조하는 이사들은 여론의 압력에 굴하지 말라고 저커버그 CEO에게 조언하는 영향력 있는 인사들"이라고 지적했다.



틸은 빅데이터 분석업체 팰런티어를 설립해 운영 중이며 결제 서비스 업체 페이팔을 차린 뒤 이를 매각한 바 있다. 페이스북의 첫 외부 투자자이기도 하다.
WSJ은 "(페이스북) 초기에 틸은 저커버그에게 돈을 버는 것보다 페이스북의 사용자 기반을 키우는 데 집중하라고 조언했다"며 "이는 당시 통념과 반대되는 충고였고, 오늘날 페이스북이 부(富)를 쌓는데 기초를 놨다"고 평가했다.
틸은 이후 페이스북의 주식 대부분을 팔아 10억 달러 이상을 벌었다.
틸은 2005년 4월부터 이 회사 이사회 이사로 일해왔고 현재는 페이스북의 차세대 경영진 발굴·육성과 이사 후보 지명 등을 관장하는 보상·지명·지배구조위원회 의장이다.
틸은 또 10월에는 저커버그가 가상화폐 '리브라'와 관련한 미 의회 청문회 참석을 위해 워싱턴DC를 방문하기에 앞서 그와 만나 전략을 논의했고 트럼프 대통령, 저커버그와 함께 셋이서 백악관에서 만찬을 하기도 했다. 저커버그가 표현의 자유를 지키겠다는 연설을 한 것도 이때였다.
WSJ은 "저커버그는 오랫동안 틸의 조언을 소중히 여겨왔다"며 "두 사람 모두와 친한 이들은 그들의 관계를 '동맹'(alliance)이라고 묘사한다"고 전했다.
sisyph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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