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상태는 협상의 결과지 시작 조건 아냐…비핵화 조치·제재완화 맞춰가야"
(워싱턴=연합뉴스) 백나리 특파원 = 북한과의 협상 불씨를 살리기 위해서는 비핵화의 최종상태에 대한 정의를 고수하는 미국의 입장에 변화가 있어야 한다고 전직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고위당국자가 지적했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서 NSC 비확산국장으로 일한 리처드 존슨은 17일(현지시간) 미 북한전문매체 38노스에 '비핵화 정의 시도를 그만두고 그냥 (비핵화를) 시작하라'는 제목의 기고문을 실었다.
존슨 전 국장은 "미국은 북한과 (비핵화의) 최종상태에 대한 합의에 이르러야 한다고 계속 주장한다"면서 "(이는) 협상의 최종 결과지 협상을 시작하기 위한 조건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언뜻 보기에 외교적 프로세스가 어디로 가는지에 대해 구체적 확약을 추구하는 것이 논리적으로 보일 수 있지만 협상 파트너 사이에 신뢰가 없을 때는 비현실적인 일"이라며 "비핵화라는 용어는 언제나 모호하고 사전적으로보다는 협상을 통한 합의의 구체적 내용으로 더 자주 정의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협상이 제대로 시작되지 않은 시점에 최종 결과를 못 박으려 하면서 이 행정부는 (북한의) 핵위협을 감축하고 동결하는 실제적 프로세스를 달성하는 데 필요한 작업을 시작할 기회를 주저앉히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최종상태' 정의에 대한 고집을 내려놓고 대신에 실질적 (대북) 제재완화와 구체적 핵관련 조치를 맞춰보는 힘든 작업을 시작할 때"라고 강조했다.
미국은 비핵화의 대상과 범위 등 최종상태에 대해 북한과 합의가 이뤄져야 한다는 포괄적 접근을 고수하고 있다. 북미가 도달할 비핵화의 목표에 대해 미리 정리해놓아야 차근차근 목표에 이를 수 있고 돌발적 변수 등장도 막을 수 있다는 식이다.
그러나 북한은 비핵화 조치와 그에 대한 상응조치를 하나씩 주고받으며 단계적으로 접근, 70년간 적대해온 북미 사이에 신뢰를 구축하는 작업이 선행돼야 한다는 입장으로 맞서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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