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멀라 앤더슨 등 예쁘고 육감적인 배우들과 트럼프 만나려 했으나 불발"
"툰베리 조롱하는 트럼프, 참으로 공허하고 공감과 감정이입이 결핍된 사람"
(서울=연합뉴스) 하채림 기자 = 할리우드 '전설' 제인 폰다(81)가 '육체파 배우들'을 앞세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기후변화 대응 운동에 동참시킬 계획을 시도했으나 성사되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폰다는 17일(미국동부 현지시간) 워싱턴 내셔널프레스클럽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2016년 미국 대선 직후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 면담을 타진했던 일화를 공개했다고 AFP통신 등이 전했다.
"트럼프 같은 남자들을 좀 안다고 할 수 있는데"라고 운을 뗀 폰다는 "가장 예쁘고, 육감적이고, 눈부신 기후 활동가 서너명과 과학자 몇명을 데리고 가서 트럼프를 만나는 약속을 잡으려고 했다"며 "패멀라 앤더슨이 그런 배우 중 하나"라고 말했다.
미국 TV 시리즈 '베이워치'를 통해 유명해진 앤더슨은 육감적인 금발 외모의 '섹스 심벌'로 통한다.
폰다는 "우리는 그를 만나서 '트럼프 대통령, 당신이 지구를 보호한다면 세계의 영웅이 될 수 있다, 지금까지 태어난 사람 중에 가장 중요한 인간이 될 수 있다, 가장 더 나은, 완벽한, 대단한, 큰, 거대한, 대단한 인간이 될 수 있다'고 말하려고 했다"고 자신의 계획을 설명했다.
'완벽한', '대단한', '큰', '거대한' 같은 형용사는 트럼프 대통령이 말이나 트윗에서 즐겨 쓰는 단어다.
폰다는 약속을 잡으려고 트럼프 대통령의 사위 재러드 쿠슈너에게 전화를 걸었고, 쿠슈너는 트럼프 대통령의 딸 이방카에게 이 사안을 넘겼다고 한다.
그러나 '미인계' 계획을 들은 이방카는 웃기만 했을 뿐 면담을 성사시켜 주지는 않았다고 폰다는 전했다.
폰다는 배우로 명성을 얻은 후 1970년대 이래 페미니스트와 반전주의자로서 열정적으로 활동했다.
최근에는 기후변화 대응 운동에 앞장서고 있는 폰다는 올해 10월 이래 워싱턴 의사당 밖에서 열린 '불법' 집회에 참가해 여러차례 체포됐다.
올해 기후 운동의 '얼굴'로 부상한 스웨덴의 16세 소녀 그레타 툰베리를 조롱하는 트럼트 대통령의 행태에 대해 폰다는 "그레타 같은 소녀에게 그렇게 할 수 있는 남자는 참으로 공허하고, 공감과 감정이입이 결핍된 사람"이라고 꼬집었다.
폰다는 "우리는 그런 행위가 트라우마를 드러내는 언어라는 것을 이해해야 하며, 트라우마를 겪는 사람을 혐오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공감은 하는데, 그에게 전혀 변화가 없어서 걱정이다"고 덧붙였다.
오는 21일 82세 생일을 앞두고 폰다는 "늙는 게 큰 이점도 있는데, 과거 여러 대통령을 돌아볼 수 있다"며 "현직 대통령이 해야 할 일을 하도록 우리가 강요하지 않으면 끔찍한 일이 벌어지게 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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