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쿠바·베네수엘라 난민 빠르게 증가…난민 가족 보호에 목적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 브라질 북부지역을 통해 아이티와 쿠바, 베네수엘라 난민이 밀려드는 가운데 국제적십자위원회(ICRC)가 난민 수용시설을 확대할 것으로 알려졌다.
18일(현지시간) 국영 뉴스통신 아젠시아 브라질에 따르면 국제적십자위는 '가족관계 복원 프로그램'에 따라 브라질 북부 호라이마 주의 주도(州都)인 보아 비스타 시와 브라질-베네수엘라 국경도시인 파카라이마 시에 난민 수용시설을 현재의 13개에서 17개로 늘리기로 했다.
국제적십자위는 6개월 전부터 호라이마 주에서 이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으나 최근 들어 난민이 빠르게 늘어나면서 수용시설을 확대하기로 한 것이다.
국제적십자위의 페르난두 포르나리스 보아 비스타 사무소장은 "난민들이 가족을 잃지 않도록 보호하려는 목적에 따라 프로그램을 확대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브라질 연방경찰에 따르면 최근 들어 중미 아이티와 쿠바 난민이 남미대륙 북부 가이아나를 경유해 브라질에 입국하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연방경찰 자료를 기준으로 올해 1∼11월 가이아나를 거쳐 브라질 호라이마 주 봉핑 시를 통해 입국한 아이티 난민이 1만3천510여 명에 달했다. 지난해 1년간 입국한 아이티 난민 993명과 비교하면 1천260% 늘었다.
쿠바 난민들도 가이아나를 경유해 호라이마 주로 입국하는 경로를 이용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해 1월부터 올해 11월까지 입국한 쿠바 난민은 3만1천600여 명에 달한다.
연방경찰은 아이티와 쿠바 난민 입국에 밀입국조직인 '코요테(coyote)'가 개입된 것으로 보고 있다.
베네수엘라 난민 유입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브라질 법무부 산하 국립난민위원회(Conare)는 올해 1∼9월 전체 난민 신청 5만8천800여건 가운데 베네수엘라 출신이 3만9천345건으로 가장 많았다고 밝혔다. 아이티(9천995건)와 쿠바(3천90건), 중국(1천252건), 방글라데시(561건) 등이 뒤를 이었다.
브라질 법무부는 자국의 극심한 경제난과 사회 혼란을 피해 국경을 넘은 베네수엘라 난민 2만1천여 명에게 이달 초 난민 자격을 인정했다.
베네수엘라에서 '국민 엑소더스(대탈출)' 사태가 벌어진 이후 브라질 정부가 이처럼 대규모로 난민 자격을 인정한 것은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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