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회피처' 케이맨제도에도 직접투자 급증
(서울=연합뉴스) 김연숙 기자 = 돈은 나가고 사람은 들어오고 있다. 지난해 해외투자로 나간 금액은 497억달러로, 외국인 투자로 국내에 들어온 돈(172억달러)의 2.9배에 달했다.
내국인의 해외 이주 신고자는 감소 추세지만 국내 외국인 거주자는 꾸준히 늘어 작년에 205만명을 돌파했다. 2017년부터는 외국인 어학 연수생이 내국인의 해외 어학 연수생보다 많았다.
KEB하나은행 소속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해외투자와 인적 자원의 인앤아웃(In and Out) 트렌드' 보고서를 19일 발표했다.
◇ 해외직접투자 크게 늘어…'조세회피처' 케이맨제도에 급증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해외직접투자 신고액은 362억달러로 작년 상반기보다 46.5% 늘었다. 투자액은 299억달러로 30.5% 증가했다.
올해 상반기 기준으로 투자신고액이 많은 곳은 미국, 케이맨제도, 중국, 베트남, 홍콩 순이었다.
특히 조세회피처인 케이맨 제도는 투자 신고액이 작년 상반기보다 165.3% 늘었다. 조세 혜택에 대한 한국 투자자들의 관심이 커진 것으로 해석된다.
중국과 베트남은 제조업 투자가 주를 이룬다. 전체 업종에서 제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각각 89.0%, 69.7%에 이른다.
베트남에는 최근 1년간 신규법인 859개 들어서는 등 투자가 활발하다. 미국(544개), 중국(485개)보다 월등히 많다.
◇ 초중고 유학 감소세…캐나다·말레이시아·베트남 늘어
초중고교생의 유학은 줄어드는 추세다. 조기유학 목적의 초등학생 출국은 2008년 56%에서 2018년 35.6%로 둔화했지만, 해외 파견 등 부모의 직업상 이유로 자녀가 동행한 경우는 같은 기간 29.8%에서 47.4%로 늘었다.
초등학생 유학 국가는 캐나다, 미국, 말레이시아 순으로 많았다. 특히 말레이시아 유학생은 작년 505명으로 전년보다 45.0% 많았다. 중고교생 유학 국가가 미국, 캐나다, 중국 순으로 많은 것과 대비된다.
또 지난 5년간 초중고 미국, 필리핀, 중국, 유학은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지만 캐나다, 말레이시아, 베트남 유학은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연구소는 "자녀 유학 국가를 선택할 때 안전한 환경과 경제적 비용을 우선하는 부모들이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 베트남 교류 활발…국제 인구이동 역전 현상 계속
작년 기준 국내로 들어와 거주하는 외국인은 205만명으로 전년보다 10.4% 많다. 국적은 중국(45.2%), 베트남(10.2%), 태국(9.1%) 순으로 많았다.
반면 해외로 나가 체류하는 내국인(유학생 포함, 영주권·시민권자 제외)은 165만명으로 미국(38.6%), 중국(18.1%), 베트남(10.4%) 순으로 많았다.
베트남인의 경우 한국에 들어오는 것과 같은 비중으로 한국인도 베트남에 나가고 있다는 것인데, 이러한 현상은 해외 취업 현황에서도 확인된다.
베트남에 취업한 한국인은 작년 383만명으로 일본, 미국, 싱가포르, 호주 다음으로 많다.
국제 인구 이동 역전 현상은 계속되고 있다.
작년 기준 국내 전체 인구의 3.2%가 해외에 체류하는 반면 국내에 거주하는 외국인은 전체 인구의 4.0%에 해당한다.
해외 유학·연수 국제 수지 적자 규모는 2015년 36억1천만달러에서 2018년 34억2천만달러로 줄었다. 급료 및 임금 국제 수지 적자 규모는 같은 기간 4억달러에서 14억8천만달러로 급증했다.
이는 외국인 근로자의 급격한 증가와 급여 인상 등에 따른 것으로 연구소는 풀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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