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쫓던 무장 반군으로 오해" 사과…유족들 "군 상대 소송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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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콕=연합뉴스) 김남권 특파원 = 태국군이 무슬림 반군 무장 투쟁이 빈번한 남부 지역에서 민간인 세 명을 반군으로 오인해 사살했음을 이례적으로 시인했다.
19일 일간 방콕포스트와 온라온 매체 카오솟 등에 따르면 남부 지역을 관할하는 폰삭 푼사왓 제4군 지역사령관은 전날 하피시 마다-오(24) 등 민간인 3명 사망 사건과 관련해 군의 오해로 벌어진 일이라고 밝혔다.
폰삭 사령관은 "조사 결과, 가해자들은 피해자들을 무슬림 반군으로 오해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그러나 만약 이번 사건이 의도된 것으로 밝혀진다면 어떠한 예외도 없이 징계 및 법적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군이 지난 16일 반군 캠프를 습격했을 당시 반군이 총을 쏘며 대항했고 이후 밀림 깊숙한 곳으로 도주했다.
군은 이들을 뒤쫓다가 피해자들과 마주쳤고, 반군으로 오인해 총을 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가해자들을 재판에 넘길 것이며, 유가족에게는 군의 실수에 대해 배상을 할 것"이라며 "이미 유가족에게 사과의 뜻을 전달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유가족들은 언론에 "사령관의 사과로는 충분하지 않다. 총을 쏜 군인들이 직접 나와 사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우리는 태국 국민이 아닌 것처럼 대우받고 있다"며 "군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기 위해 변호사를 찾아볼 것"이라고 말했다.
태국은 불교 중심 국가지만 나라티왓, 얄라, 빠따니 등 남부 3개 주와 송클라주 일부 등 이른바 '딥 사우스'(Deep South) 지역은 종교, 인종, 문화적으로 이슬람교 중심 국가인 말레이시아와 더 가깝다.
과거 술탄이 다스리던 빠따니 왕국의 영토였던 이곳은 옛 시암 왕국에 병합되면서 자연스럽게 태국 땅이 됐지만, 무슬림 반군들은 분리 독립을 주장하며 오랫동안 테러와 무장분쟁을 벌여왔다.
관련 단체에 따르면 지난 15년간 이 지역에서 벌어진 무장분쟁으로 인해 5천800명 이상이 목숨을 잃은 것으로 알려졌다.
sout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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