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백㎞ 떨어진 김천 검역본부 정밀검사 대안…경기부터 시작
(서울=연합뉴스) 이태수 기자 = 지난 9∼10월 경기 북부 등 접경지역을 강타한 아프리카돼지열병(ASF) 같은 악성 가축전염병을 앞으로는 경북 김천 농림축산검역본부 외에 경기도 등 시·도에서 확진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해외 악성 가축전염병 방역실시요령'을 일부 개정했다고 22일 밝혔다.
국내에서 처음 발병했던 아프리카돼지열병은 농장 발병 건에 대해서는 그동안 사태의 심각성 등을 고려해 김천에 있는 농림축산검역본부에서 정밀검사를 벌였다.
아프리카돼지열병은 구제역과 달리 간이 진단키트가 없어 혈액 샘플을 채취한 뒤 유전자만 추출해 바이러스에 특이적인 반응을 보이는 유전자 서열을 증폭하는 방법으로 진단된다.
'실시간 유전자 증폭기'(Real Time PCR Machine)라는 기기를 사용해 아프리카돼지열병 바이러스에 반응하는 유전자의 특정 부위가 증폭됐는지를 확인함으로써 확진 여부를 결정한다.
그러나 아프리카돼지열병이 경기 북부와 인천 강화 등 북쪽 접경지역에서 발병하다 보니 김천까지 매번 수백㎞를 이동해야 했다. 발병 초기에는 차량으로 샘플을 옮기는 데에만 최소 4시간이 걸렸고, 확진까지 8시간 이상 소요되기도 했다.
이동 시간을 줄이기 위해 소방 헬기가 동원되기도 했지만, 태풍 등 기상악화 때에는 이용하지 못하는 한계가 있었다.
농식품부는 이에 따라 이번 개정을 통해 정밀검사 기관으로 검역본부 외에도 시·도 정밀진단기관을 추가했다.
정밀진단기관은 검역본부장이 질병별로 지정한다. 또 지정을 위해 차폐시설, 검사장비, 검사인력 등의 기준과 지정 절차, 사후관리 방법 등을 정하도록 했다.
농식품부는 우선 이번 아프리카돼지열병 발병 지역과 시설 보유 등을 고려해 이달 중 경기도 수원 동물위생시험소를 지정할 방침이다.
농식품부는 "신속한 검사와 방역을 위해 지자체 검사기관이 해외 악성 가축전염병 정밀검사를 수행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한 데 의의가 있다"며 "앞으로 광역자치단체별로 1곳씩 지정해나가는 것이 목표"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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