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 통용 암호화폐 나오나…이란 대통령 제안에 호응

입력 2019-12-20 12:31  

이슬람 통용 암호화폐 나오나…이란 대통령 제안에 호응
쿠알라룸푸르 정상회의서 '서구 중심 세계' 개편 논의

(자카르타=연합뉴스) 성혜미 특파원 =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이 미국 달러화를 대체해 이슬람 국가에서 통용되는 암호화폐를 만들자고 제안하자 마하티르 모하맛 말레이시아 총리 등이 호응했다.



20일 베르나마통신 등에 따르면 로하니 대통령은 전날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린 '쿠알라룸푸르 정상회의'(KL Summit)에서 "이슬람 세계는 미국의 달러와 금융체제 지배에서 살아남을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며 암호화폐 카드를 꺼냈다.
이어진 대담에서 마하티르 말레이시아 총리는 "이슬람 국가 간 통일된 암호화폐에 대해 생각이 열려있다"며 "말레이시아는 오래 전 이슬람국가의 공통 통화를 제안했지만, 당시 강대국들이 반대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란과 터키 또한 미국 달러 대신 이슬람 국가들이 공통의 통화를 사용할 수 있다는 입장이라는 것을 들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덧붙였다.
대담에는 로하니 대통령과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함께했다.



말레이시아는 지난 18일부터 이슬람국가 정상과 이슬람 지도자·학자들을 한자리에 초청해 이슬람 문제를 논의하는 KL정상회의를 열었다.
말레이시아는 자국을 제외한 이슬람협력기구(OIC) 회원국 전체 56개국에 초청장을 보냈지만, 정상급으로는 사우디아라비아와 관계가 나쁜 이란, 터키, 카타르 정상만 참석했다.
사우디는 "OIC를 대체하려는 의도"라며 불참을 선언했고, OIC도 "OIC의 약화는 곧 이슬람권과 무슬림이 약해진다는 뜻"이라며 비판했다.



KL정상회의에 참석한 정상들은 주로 '서구 중심 세계' 개편을 위한 협력을 논의했다.
로하니 이란 대통령은 암호화폐와 함께 이슬람 신자들(무슬림)의 은행 업무와 금융협력을 위한 특별기구 창설을 촉구했다.
그는 미국의 경제제재가 패권주의 도구가 되고 있다고 비난하며 이슬람 국가들이 정치·경제적 능력을 통합해 국제관계에서 강력한 블록을 만들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재편을 요구했다. 유엔안보리의 상임이사국은 미국, 영국, 프랑스, 러시아, 중국 등 5개국이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유엔은 세계 2차대전 이후 만들어졌다"며 "유엔 안보리는 전 세계 17억명의 무슬림을 대표하지 못하고, 이미 만료일을 훨씬 지났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이 밖에 마하티르 말레이시아 총리는 "무슬림이 선진 문명으로 인정받던 시절이 있었지만, 지금은 아니다. 우리는 세계의 존경을 잃었다"며 "테러 행위로 인해 무슬림들이 더 많은 탄압을 받고, 이슬람 혐오증이 생길 정도"라고 테러 가담자들을 비난했다.
noano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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