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 카롤린스카 의대, 저널 '세포 대사'에 논문
(서울=연합뉴스) 한기천 기자 = 혈중 아미노산의 주성분인 글루타민이 비만한 사람의 지방 조직 염증을 완화하고 체지방도 줄인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신장 등에서 글루탐산과 암모니아로부터 합성되는 글루타민은 인체의 에너지 공급, 장(腸) 건강 유지, 백혈구와 T세포의 항염(anti-inflammatory) 작용 등에 관여한다. 근육에서 가장 많이 발견되는 글루타민은 암 등의 질병으로 근육이 줄어드는 걸 막는 데도 도움이 된다.
이 연구는 스웨덴 카롤린스카 의대와 영국 옥스퍼드대 과학자들이 공동으로 수행했고, 논문은 저널 '세포 대사(Cell Metabolism)'에 실렸다.
카롤린스카 의대는 19일(현지시간) 논문 개요(바로가기)를 보도자료 형식으로 온라인에 올렸다.
연구진은 비만한 여성 52명과 비만하지 않은 여성 29명의 복부 지방 조직에서 대사 작용이 어떻게 다른지 실험했다. 여기서 두 그룹 사이에 큰 차이를 만드는 게 글루타민이란 걸 발견했다.
비만한 여성은 대조군보다 글루타민 수위가 평균적으로 낮았다. 이렇게 글루타민 수위가 낮은 피험자는, 체질량지수(BMI)와 별개로 지방 세포가 더 크고 체지방 비율도 더 높았다.
'지질 내분비학' 연구 그룹의 리더로서 논문의 교신저자를 맡은 미카엘 뤼덴 교수는 "글루타민 보충이 비만과 인슐린 내성 치료에 도움이 된다는 걸 시사한다"라면서 "하지만 글루타민은 암세포의 분열과 대사에도 중요한 작용을 해, 장기적으로 사용할 때 어떤 부작용이 있는지를 더 연구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연구진은 또한 글루타민 수위가 낮으면, 지방 조직의 '전 염증성 유전자(pro-inflammatory genes)'가 높게 발현한다는 것도 관찰했다.
비만한 생쥐에 글루타민을 2주간 투여했더니, 식용수를 주입한 대조군보다 지방 조직의 염증, 체지방, 지방세포 크기 등이 줄고 혈당수치도 낮아졌다.
배양한 인간 세포에 더 높은 농도의 글루타민을 투여하자 전 염증성 유전자의 발현도가 낮아졌다. 특히 매일 5~20m㏖(밀리몰)의 글루타민을 11일간 연속해 주입했을 때 이런 효과가 극대화됐다.
글루타민은 후성유전학적 변화를 제어하는 '오글루넥당화(O-GlcNAcylation)'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확인됐다.
오글루넥당화는, 아세틸글루코사민이 단백질의 산소분자와 결합해 단백질 기능과 세포의 영양 상태를 반영하는 신호전달체계를 말한다.
실제로 비만한 사람의 지방 조직은 오글루넥당화 단백질의 수위가 높고, 반대로 글루타민이 투여된 인간과 생쥐의 세포핵에선 오글루넥당화 수위가 낮았다.
뤼덴 교수는 "글루타민이, 서로 유형이 다른 세포들의 유전자 발현 수위를 조절해, 지방 조직에서 항염 작용을 한다는 게 입증됐다"라면서 "글루타민이 부족하면 체내 염증을 유발하는 후성적인 변화로 이어질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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