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일본에도 美제재로 동결된 원유 수출대금 요구

입력 2019-12-21 20:47  

이란, 일본에도 美제재로 동결된 원유 수출대금 요구


(테헤란=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이 일본을 방문해 미국의 제재로 동결된 원유 수출대금을 지급하라고 요구했다고 이란 현지 언론들이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로하니 대통령은 20일 일본 정·재계 고위 인사가 모인 간담회에서 양국의 경제 협력을 강조하면서 "일본 정부는 일본은행(BOJ)에 예치된 우리의 원유 수출대금에 대한 동결을 해제하는 데 노력해주기를 바란다"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그 돈(동결 자금)을 사용했으면 한다"라며 "그 자금은 미국이 대이란 제재를 복원하기 이전에 수출한 원유의 대가이므로 그 돈을 돌려받는 것은 우리의 권리다"라고 주장했다.
일본은 한국과 마찬가지로 이란산 원유 수입을 제삼자 제재(세컨더리 보이콧) 대상으로 지정한 미국의 대이란 제재의 예외를 인정받아 2011년부터 '엔화 결제 계좌'를 통해 이란산 원유를 수입했다.
일본의 정유 회사가 원유 수입 대금을 일본은행에 개설된 이란의 은행 명의의 계좌에 엔화로 입금하고, 반대로 일본 회사가 이란에 상품을 수출할 때 이 돈을 수출 대금으로 인출해 상계하는 방식이다.
한국 역시 원화 결제 계좌 방식으로 이란산 원유를 수입했다.
다만 한국은 이란중앙은행 명의의 계좌를 개설했고, 일본은 이란의 민간·정부 은행이 계좌의 소유자라는 점이 다르다.
이 상계 방식의 거래는 이란으로 달러화가 유입되지 않으면서 이란의 원유를 거래하는 방법이었지만 지난해 8월, 11월 미국이 대이란 제재를 복원하면서 한국과 일본 모두 사실상 이 계좌의 운용과 이란산 원유 수입을 중단했다.
두 나라 모두 대이란 수출보다 원유 수입 규모가 큰 탓에 이 계좌에 이란이 수출한 원유 대금이 상당히 쌓였다.
미국의 제재 복원으로 외화 획득이 어려워진 이란 정부는 한국에도 한국 내 은행에 개설한 원화 결제 계좌에 누적된 원유 수출대금을 되돌려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hskan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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