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1 백색테러' 규탄 집회도 열려
(홍콩=연합뉴스) 안승섭 특파원 = 홍콩의 민주화 요구 시위가 7개월째 이어지는 가운데 성탄절과 연말연시를 앞두고 홍콩 시위대가 친중파 상점이나 식당을 이용하지 말자는 시위를 벌였다.
21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수백 명의 홍콩 시위대는 이날 오후 홍콩 최대의 관광지인 침사추이 지역에 있는 하버시티 쇼핑몰에서 '크리스마스 쇼핑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친중파 기업 계열의 상점이나 식당으로 알려진 이른바 '붉은 상점'이나 홍콩 정부를 지지하는 '파란 상점'을 찾아가 점포 내 손님들에게 해당 상점이나 식당을 이용하지 말 것을 촉구했다.
시위대는 중국 내 본토에서 온 관광객들에게 "중국을 사랑한다면 국산품을 사라"고 외치기도 했다.
이는 중국 중앙정부가 홍콩 시위대를 비판하면서 애국심을 가져야 한다고 촉구한 것을 비꼰 행동이다.
이날 위안랑 지하철역 인근 요호 쇼핑몰에서는 '7·21 백색테러' 4개월을 맞아 백색테러 규탄 집회가 열렸다.
7·21 백색테러는 지난 7월 21일 밤 위안랑 전철역에 100여 명의 흰옷을 입은 남성들이 쇠몽둥이와 각목 등으로 시위 참여자와 시민들을 무차별적으로 공격, 최소 45명을 다치게 한 사건을 말한다.
시위대는 친중파 재벌로 알려진 맥심 그룹이 운영하는 '겐키' 스시 체인점 등을 공격하고, 홍콩 경찰과 정부를 비난하는 구호 등을 외쳤다.
쇼핑몰 내에 있던 한 남성은 시위대를 비난하다가 시위대에 의해 구타당해 병원으로 이송되기도 했다.
경찰은 하버시티 쇼핑몰과 요호 쇼핑몰에 각각 출동해 최루 스프레이 등을 발사하며 시위대를 해산시켰다.
이날 홍콩 도심인 센트럴 에든버러 광장에서는 수백 명의 중·노년층 시민이 모여 캐리 람(林鄭月娥) 행정장관의 친중파 진영 비호 행태를 비난하는 시위를 벌였다.
홍콩 언론에 따르면 람 장관은 지난달 24일 구의원 선거에서 친중파 진영이 참패를 당하자 패배한 친중파 후보들을 정부 위원회에 임명하겠다고 약속했는데, 시위대는 이 약속을 당장 철회할 것을 촉구했다.
ssah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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