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무상원조·대북 관광 확대로 北 숨통 틔운다

입력 2019-12-22 10:41   수정 2019-12-22 10:46

中, 무상원조·대북 관광 확대로 北 숨통 틔운다
인도적 식량 지원·관광 늘려 北외화난 지원 사격
美제재 속 북중 경협 추진해 영향력 확대 시도할듯


(베이징·상하이·선양=연합뉴스) 심재훈 차대운 김윤구 김진방 차병섭 특파원 = 북한 노동자 송환 시한이 22일 종료되는 가운데 '북한의 큰 형님'을 자처하는 중국이 대북 무상 원조와 관광 확대로 북한의 외화난 지원에 적극적으로 나설 전망이다.
이는 북한 노동자 송환 등 미국 주도의 강력한 대북 제재로 북한이 극한의 상황에 몰리는 게 중국에 이롭지 않다는 판단 때문이며, 향후 보다 강력한 대북 영향력을 행사하기 위한 의도로 보인다.
22일 중화권 소식통 등에 따르면 중국 당국은 북한의 노동자 송환에 대비해 비자 변경 허용 등을 눈감아 주며 간접적인 배려를 했지만 북한의 경제적 타격은 심각할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으로선 무역전쟁 등으로 미·중 갈등이 심각한 상황인 데다 미국이 눈을 부릅뜨고 감시하고 있어 북한에 대놓고 지원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당장 미국을 비롯한 외신들이 중국 내 북한 식당에서 일하는 북한 노동자들에 대한 고발성 보도를 이어간다면 중국 당국은 '보여주기식' 단속이라도 나서야 하는 형편이다.
이에 따라 중국은 유엔의 대북 제재라는 큰 틀에서 벗어나지 않으면서 북한을 끌어안기기 위해서 다른 방식의 지원책을 모색할 가능성이 크다.
중국이 북한에 제시할 지원책으로는 인도적 식량 지원 등 무상원조와 대북 관광 확대 카드가 거론되고 있다.
중국 해관총서 통계 분석에 따르면, 올해 1∼8월 중국의 대북 무상원조 규모는 총 3천513만6천729달러(한화 410억6천429만원)이다.
지난해에도 중국은 북한에 총 5천604만8천354달러(655억371만원) 규모의 비료 등 물품을 무상으로 원조했다.

시기적으로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처음 중국을 방문한 2018년 3월 이후 급격히 무상원조가 증가했다.
북한 해외 노동자의 활동이 공식적으로 중단된 상황에서 중국은 대북 무상원조를 늘려 북한의 외화난을 지원할 가능성이 크다.
중국은 무상원조 외에도 대북제재를 피할 수 있는 중국인의 북한 여행 증가에 힘을 기울일 것으로 예상한다.
중국은 북·중 수교 70주년을 맞아 올해 북한 고려항공에서 운항하는 기존 3개(베이징, 상하이, 선양) 노선에 우한(武漢), 지난(濟南), 다롄(大連), 마카오 등 4개 노선을 신규로 운항하도록 했다.
북한의 중국 관광객이 극도로 적다는 점을 고려하면 양국 간 항공 노선 증가는 북한을 여행하는 중국인 관광객 수를 늘리겠다는 중국 당국의 의도로 풀이된다.
실제로 북·중 접경인 단둥(丹東)을 찾는 중국인 관광객 수도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봉황망(鳳凰網)에 따르면, 올해 1~7월 단둥의 관광 총수입은 전년 동기 대비 15% 증가한 333억4천만 위안(약 5조6천524억원)을 기록했다. 또 단둥을 찾은 중국인 관광객 수도 전년 동기 대비 10.1%는 3천556만7천600명에 달했다.
무상원조와 대북 관광 확대 외에도 북·중 경협 논의 등을 통해 중국은 북한을 지원하면서 대북 영향력 확대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시 주석은 이미 지난 6월 북한 방문 당시 허리펑(何立峰) 국가발전개혁위원회(발개위) 주임과 중산(中山) 상무부장을 수행단에 포함해 양국 간 경협 논의를 대외적으로 시사했다.

대북제재가 풀리지 않은 상황에서 실질적인 북·중 경협이 이뤄지기는 어렵지만, 제재 완화 등 정세 변화가 있을 경우 즉시 경제 지원에 나서기 위한 조치다.
중러가 최근 유엔에 대북제재 완화 결의안을 제출하는 등 정세 변화를 위한 노력을 하는 것도 경협을 위한 포석으로 볼 수 있다.
한 소식통은 "북한이 중국과의 교류 행사 등에서 중국인 관광객을 늘려달라는 요구를 여러 차례 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미국의 반대로 대북제재 완화가 현실적으로 어려운 상황에서 북한은 제재를 우회하는 방식인 중국인 관광객 유치를 대안으로 여기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president21@yna.co.kr
chinakim@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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