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유럽이 핵합의 안 지키면 5단계 이행 축소"

입력 2019-12-23 1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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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유럽이 핵합의 안 지키면 5단계 이행 축소"
"아라크 중수로 2차 계통 가동"


(테헤란=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 이란의 안보 정책을 총괄하는 알리 샴커니 최고국가안보회의 사무총장은 22일(현지시간) 유럽이 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를 제대로 지켜야 한다고 압박했다.
그러면서 유럽 측이 이를 준수하지 않으면 이란도 이에 상응해 예고한 대로 핵합의 이행 범위를 축소하는 5단계 조처를 하겠다고 밝혔다.
샴커니 사무총장은 "미국이 일방적으로 핵합의를 먼저 파기한 뒤 유럽 서명국(영·프·독)은 핵합의에서 약속한 대로 이란의 경제적 이득을 보장하겠다고 장담했지만 지금까지도 그들은 실제 행동으로 옮기지 않았다"라고 지적했다.
이란이 유럽에 요구하는 '경제적 이득'은 핵합의에서 서방이 약속한 이란산 원유 수입과 금융 거래 재개다.
유럽은 지난해 5월 미국이 핵합의를 파기하고 대이란 제재를 복원한 뒤 원유 수입과 금융 거래를 중단했다. 유럽연합(EU) 통계기구 유로스타트에 따르면 올해 1∼10월 EU와 이란의 교역 금액은 43억1천만 유로(약 5조6천억원)로 지난해 동기보다 75% 감소했다.
이에 이란은 올해 5월 8일부터 60일 간격으로 4단계에 걸쳐 핵합의로 제한·동결한 핵프로그램 일부를 다시 시작했다.
이들 조처는 주로 우라늄 농축 농도 상향, 농축 능력 향상 등에 집중됐다.
5단계 이행 감축 시기는 내년 1월 초다.
이란 메흐르통신은 아라크 중수로의 2차 계통을 23일 가동한다고 보도했다.
원자력 발전소의 2차 계통은 원자로의 열로 생성된 가압 증기로 터빈을 돌리고 복수기를 통해 이 증기를 액화해 다시 1차 계통의 증기발생기로 되돌려 보내는 부분이다. 복수기에서 열교환기로 증기를 액화할 때 쓰는 냉각수(통상 바닷물)를 외부로 방출하는 기능도 2차 계통에 속한다.
이란은 핵합의에서 무기급 플루토늄을 생산하지 못하도록 아라크 중수로를 의학·연구용으로 설계 변경(현대화)하기로 합의했다.
아라크 중수로의 2차 계통을 가동했다고 해서 핵합의를 위반한 것은 아니지만 설계 변경을 중단하고 상업용 가동을 준비하는 단계로 해석될 수 있다.
상업용 가동은 곧 핵무기의 원료가 되는 플루토늄을 본격적으로 생산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란 정부와 최고국가안보회의는 아라크 중수로의 설계 변경을 중단하는 안을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는 게 공식 입장이다.

hskang@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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