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 쉴수 없다"…테헤란 지독한 스모그에 열흘간 휴교

입력 2019-12-23 2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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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 쉴수 없다"…테헤란 지독한 스모그에 열흘간 휴교
"휘발유 품질 나빠져 대기 오염 심각" 소문도


(테헤란=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 이란 수도 테헤란 시청과 교육 당국은 23일(현지시간) 심각한 수준의 대기 오염이 예상보다 길어진다면서 22일까지였던 휴교령을 28일로 연장했다.
테헤란 당국이 대기 오염으로 15일부터 휴교를 결정한 점을 고려하면 주말을 제외하고 열흘간 모든 학교가 쉬는 셈이다.
이 기간 테헤란의 공기질지수(AQI)는 모든 연령대가 외출을 삼가야 하는 150 이상을 기록했다.
테헤란 시청은 이와 함께 23일 경유를 쓰는 대형 차량의 시내 진입을 통제했다.
지난 한 주 대기 오염으로 병원에서 치료받은 시민이 5천100여명에 달했다고 테헤란 시청은 집계했다.
테헤란은 고도가 높은 분지 지형으로 바람이 잘 불지 않는 데다 오래된 차량과 오토바이가 많고 시 외곽에 공업지대가 있는 탓에 전 세계적으로 대기 오염이 심각한 도시로 꼽힌다.
휴교령이 연장됐지만 테헤란의 공기 질이 좀처럼 좋아지지 않자 당국의 무대책을 비판하는 여론도 커지고 있다.
이란 일간 이란보는 23일자 1면에 '숨 쉴 공기가 없다'라는 제목의 기사를 싣고 "휴교령이 당국이 내놓을 수 있는 유일한 해결책인가. 획기적인 대책이 시급하다"라고 지적했다.
이 신문은 "테헤란에서 운행되는 차량은 하루에 최소 100만대이지만 등하교에 사용되는 차량은 5∼6천 대에 그치는 탓에 휴교령은 공기의 질을 개선하는 데 아무런 효과가 없다"라고 지적했다.
이란 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는 휴교령이 하루 전에 결정되는 데다 직장은 정상 근무하는 탓에 학부모의 혼선만 가중됐다고 비판하는 글이 상당수 게시됐다.
또 지난달 15일 정부가 휘발유 가격을 올린 뒤 휘발유의 품질이 더 나빠졌다는 소문도 SNS를 통해 돌고 있다.
휘발유를 생산하는 정유 과정에 필요한 화학 첨가물을 미국의 제재로 유럽에서 더는 수입하지 못하게 되면서 휘발유의 품질이 악화했고 이 때문에 자동차 배기가스가 유독해졌다는 것이다.
이런 소문에 대해 이란 표준청의 나예레 피루즈바크트 청장은 22일 "휘발유의 품질은 더 좋아졌다"라며 "이전에는 황 함량이 300ppm인 유로-2가 기준이었지만 지금은 50ppm인 '이란식 유로-4'로 상향됐다"라고 반박했다.

hskang@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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