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 난민문제 고심하는 브라질 "심사절차 대폭 간소화"

입력 2019-12-24 04:56  

아이티 난민문제 고심하는 브라질 "심사절차 대폭 간소화"
난민 신청자 3만명 대기 중…"인도주의 차원서 지원 확대"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 브라질 정부가 아이티 난민들에 대해 심사 절차를 대폭 간소화하는 등 인도주의 차원의 지원을 확대하기로 했다.
브라질 정부는 23일(현지시간) 아이티인들에 대한 난민 자격 심사 요건을 대폭 완화하는 내용의 새로운 조치를 발표했다.
새 조치는 브라질 입국 당시 가져온 서류를 심사해 큰 문제가 없는 아이티인들에게 장기 체류를 허용하도록 했다.
이는 아이티 난민 신청자가 3만 명을 넘는 상황을 고려한 것으로, 늦어도 내년 말까지는 아이티 난민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담은 것으로 보인다.



아이티에서는 대형 지진과 허리케인으로 막대한 인명피해가 발생하고 주요 기간시설이 파괴된 데 이어 정치·경제적 위기로 폭력시위가 잇따르면서 국민 대탈출 사태가 벌어지고 있다.
브라질 연방경찰에 따르면 올해 1∼11월 남미 대륙 북부 가이아나를 거쳐 브라빌 북부 호라이마 주를 통해 입국한 아이티 난민이 1만3천510여 명에 달했다.
지난해 1년간 입국한 아이티 난민 993명과 비교하면 1천260% 늘어난 규모다.
연방경찰은 아이티 난민 입국 과정에 밀입국조직인 '코요테(coyote)'가 개입된 것으로 보고 있다.
난민들을 돌보는 브라질 가톨릭 단체도 아이티인들이 브라질로 입국하는 과정에서 코요테가 개입하고 있는 게 확실하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9월에는 아이티 수도 포르토프랭스 주재 브라질 대사관 직원들이 비자 발급을 미끼로 300∼1천500달러의 뇌물을 수수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아이티 국민의 하루 최저임금은 0.73달러다. 세계은행(WB) 기준으로 하루 평균소득 5.5달러 이하 빈곤층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아이티 근로자가 브라질 비자를 가장 싸게 발급받더라도 14개월간 일해서 번 돈을 고스란히 내야 한다는 뜻이 된다.
fidelis21c@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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