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헤란=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 사우디아라비아와 쿠웨이트가 국경의 중립 유전지대에서 5년 만에 다시 원유를 생산하기로 하는 양해각서에 서명했다고 양국 국영통신이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산유 재개 시기 등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주요 산유국이 내년에도 감산하기로 합의한 만큼 즉시 원유를 생산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중립지대 내 와프라 유전에 대한 사업권이 있는 미국 셰브런 사우디 법인은 로이터통신에 "12개월 안에 정상적인 산유량으로 복귀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우디의 북동부와 쿠웨이트 남부에 걸친 중립지대 유전은 와프라 육상 유전과 칼프지 해상 유전 등 2곳으로 산유량은 하루 50만 배럴이었다.
이들 유전은 사우디 아람코와 쿠웨이트 걸프오일(KGOC) 등 양국의 국영석유사가 공동으로 원유를 생산했으나 2014년 10월 가동이 중단됐다.
당시 사우디 정부가 와프라 유전에 참여한 셰브런의 사업권을 2039년까지 연장하자 쿠웨이트 정부가 사전에 양해나 동의를 구하지 않은 일방적 처사이며 주권 침해라고 맞서면서 분쟁이 생겼다.
이 때문에 양국이 절반의 권리를 보유한 이들 중립지대의 산유가 중단됐다.
이 분쟁은 상대방을 '형제국'으로 지칭할 만큼 우호적인 걸프 지역에서 매우 이례적인 일로 관심을 끌었다.
중립지대에 있는 이들 유전에서는 황 함유량이 높은 중질유가 주로 생산되는데, 미국은 이란과 베네수엘라를 제재하면서 중질유 공급량이 줄어들고 미국 셰브런이 참여한 까닭에 사우디와 쿠웨이트에 조속히 합의하라고 요구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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