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병들과 통화서 무역성과 자랑하다 北 언급…한국을 잘못 말한듯
'탄핵추진' 민주·펠로시에 트윗 공세 이어 취재진 문답서 맹비난
(워싱턴=연합뉴스) 임주영 특파원 = 크리스마스를 하루 앞둔 24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머릿속에는 북한과 탄핵이 주요 화두로 자리잡은 것으로 보인다.
대외적으로 비핵화 협상 '연말 시한'을 제시한 북한이 미국에 '크리스마스 선물'을 예고, 긴장이 고조된 가운데 국내에서는 민주당이 이끈 하원이 탄핵안을 가결해 상원의 탄핵심판을 앞둔 상황에서다.
AP·로이터통신과 백악관 풀 기자단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플로리다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성탄절을 맞아 미군 장병들과 24분여간 화상통화를 한 뒤 취재진과 문답을 가졌다.
그는 화상통화에서 장병들의 노고를 위로하고 질문에 답하는 과정에서 미국의 무역 성과를 말하다가 뜬금없이 북한을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늘, 내일, 주말에 휴가를 어떻게 보낼 것이냐'는 군인 질문에 "나는 마러라고라는 곳에 있다. 우리는 그것을 남부 백악관이라고 부른다"면서 "왜냐하면 나는 정말 많은 일을 하기 때문"이라며 최근 중국과의 무역협상에서 큰 합의를 이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멕시코, 캐나다, 북한, 일본과 매우 큰 합의를 했다"며 이는 미국에 엄청난 경제적 부흥을 가져올 것이라고 자화자찬했다.
무역협상에 관한 발언 맥락상 한국을 북한으로 잘못 지칭한 것으로 보여 성탄절 선물을 경고한 북한 문제가 그의 생각을 붙들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으로 해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올해 1월 발효된 한국과의 자유무역협정(FTA) 개정 협정을 긍정적으로 평가해왔고 종종 언급해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장병과의 화상통화 뒤 취재진 문답에서 북한의 '성탄선물'에 대한 질문에 "아주 성공적으로 처리할 것"이라면서도 "무슨 일이 일어날지 지켜보자"고 말했다.
그는 북한이 장거리 미사일을 시험 발사한다면 어떤 옵션을 고려하고 있느냐는 추가 질문에 "아마도 좋은 선물일 수도 있다"며 미사일 발사가 아니라 예쁜 꽃병 같은 선물일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탄핵과 관련, 민주당을 향해 거센 비난도 쏟아냈다.
그는 민주당이 하원 탄핵안 가결 후 상원의 공정한 심판을 요구하며 소추안을 넘기지 않는 데 대해 "사람들은 그들이 우리를 매우 부당하게 대했다는 것을 기억한다"며 그런데 이제는 상원에서 공정성을 원한다고 비난했다. 그는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을 향해 "절망적"이라며 "그는 나라에 엄청난 해를 끼치고 있다"고 쏘아붙였다.
공화당이 장악한 상원의 탄핵 심리에 대해서는 "우리가 다수를 차지하고 있고 미치 매코널(공화당 원내대표)에게 달려있다"며 "그는 똑똑한 사람, 아주 좋은 사람, 아주 공정한 사람"이라고 치켜세우며 탄핵 기각에 대한 자신감을 나타냈다. 그는 "궁극적으로 그 결정은 매코널에 의해 내려질 것이고 그는 해낼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전 여러 건의 트윗을 올려 민주당과 펠로시 의장, 척 슈머 상원 원내대표를 싸잡아 비난했다.
그는 "우리가 펠로시 의장과 슈머 상원의원으로부터 보고 있는 모든 것은 그들이 지금까지 얻은 증거가 충분하지 않다는 것을 실제로 의심하고 있으며 더 많은 증거를 찾는 방법을 매우 시급히 찾고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그는 "급진 좌파, 아무 것도 하지 않는 민주당은 미쳤다"며 "그들은 내가 우리나라를 제대로 운영하는 것을 가능한 한 어렵게 만들고 싶어한다"고 비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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