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발니 "경찰이 동료 끌고가 북극해 방공기지에 배치"
(이스탄불=연합뉴스) 김승욱 특파원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정적인 알렉세이 나발니가 또다시 구금됐다.
AP통신에 따르면 나발니의 대변인인 키라 아르미슈는 26일(현지시간) "경찰이 사무실로 들어와 그를 체포해갔다"고 밝혔다.
푸틴 대통령에 반대하는 대표적 야권 운동가인 나발니는 지난 수년 간 반정부 시위를 조직하거나 시위에 참여한 혐의로 수차례 투옥됐다.
그는 푸틴 정권의 부정·부패를 밝히는 반부패재단(FBK)을 창설해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총리를 비롯한 러시아 최고위급 인사들의 부패를 폭로해왔다.
나발니는 지난 7월 자택 인근에서 불법 시위 선동 혐의로 경찰에 체포돼 30일의 구류 처분을 받고 수감됐다.
그는 수감 중 부종(浮腫), 발진, 가려움 등의 중독 증세를 보여 시립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기도 했다.
나발니를 면회한 개인 주치의는 그가 유독물질 중독 증세를 보이는 것이라며 범죄 의혹을 제기했으나 병원 측은 독극물 검사에서 음성반응이 나왔다며 중독 주장을 부인했다.
AP통신은 그가 이번에는 어떤 혐의로 체포됐는지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고 전했다.
다만, 그는 전날 자신의 측근이 강제 징집돼 북극해의 비밀 기지에 배치됐다고 밝힌 바 있다.
나발니는 "경찰이 23일 FBK의 프로젝트 책임자인 루슬란 샤베디노프의 집에 들이닥쳐 그를 체포해 갔다"며 "샤베디노프는 다음 날 북극해 노바야 제믈라 군도의 비밀 방공기지에 배치됐다"고 말했다.
바렌츠 해(海)와 카라 해(海)를 나누는 노바야 제믈라 군도는 구소련 시절 핵실험이 이뤄진 곳이다.
나발니는 전날 자신의 블로그에 "그는 불법적으로 자유를 박탈당했다"며 23세인 샤베디노프를 '정치범'이라고 표현했다.
이에 대해 러시아 국방부는 샤베디노프가 오랫동안 징병을 피해왔다고 반박했다. 러시아에서 18∼27세 남성은 징집 대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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