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파병안 의회 통과 기대"…리비아통합정부 "군사지원 공식 요청할 수도"
(이스탄불·카이로=연합뉴스) 김승욱 노재현 특파원 =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리비아통합정부(GNA)의 요청에 따라 리비아에 병력을 파견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터키의 리비아 파병이 현실화할 경우 리비아 내전을 둘러싼 외국 세력의 대립이 격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26일(현지시간) 수도 앙카라에서 열린 집권 정의개발당(AKP) 지역위원장 행사에서 "파예즈 알-사라즈 총리가 이끄는 리비아 정부가 파병을 요청했다"며 "우리는 모든 형태의 지원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초대 받은 곳에는 가고, 초대받지 않은 곳에는 가지 않을 것"이라며 "(리비아통합정부의) 초청이 있기 때문에 우리는 이를 받아들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는 (리비아통합정부와) 안보·군사 협정에 서명했다"며 "다음 달 8일과 9일에 열리는 의회에서 파병안을 통과시키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GNA는 상황에 따라 터키의 군사적 지원을 받을 수 있다고 밝혔다.
GNA의 파샤 파티 바샤가 내무장관은 이날 튀니지 수도 튀니스에서 기자들과 만나 리비아 동부 군벌인 칼리파 하프타르 리비아국민군(LNA) 최고사령관이 외국 병력에 군사 기지를 제공해왔다고 비판했다고 AFP 통신이 전했다.
바샤가 장관은 이어 "이런 상황이 계속된다면 우리는 트리폴리를 지킬 권리가 있다. 우리는 터키 정부에 군사적 지원을 공식적으로 요청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리비아의 이웃국가인 튀니지, 알제리와도 경제, 안보 분야에서 협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블룸버그 통신은 GNA가 터키를 향해 지상과 공중의 군사적 지원을 요청하고 있다고 전했다.
하루 전인 25일 에르도안 대통령은 튀니스에서 카이스 사이에드 튀니지 대통령을 만나 리비아 내전 문제를 논의했다.
앞서 터키는 지난달 27일 GNA와 안보·군사 협정을 체결했다. 이 협정에는 GNA의 요청이 있을 경우 터키가 군사 장비를 제공하고 군사 훈련도 지원할 수 있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리비아는 2011년 '아랍의 봄' 민중봉기의 여파로 무아마르 카다피 정권이 무너진 이후 2014년부터 서부를 통치하는 GNA와 하프타르 사령관이 이끄는 동부 군벌 세력으로 양분됐다.
하프타르 사령관이 올해 4월 자신을 따르는 부대들에 수도 트리폴리 진격을 지시한 뒤 지금까지 양측의 충돌로 1천여명이 숨졌다.
하프타르 사령관은 이달 12일 트리폴리 진격을 재차 명령하면서 긴장이 고조됐다.
리비아 내전은 주변국들의 이해관계에 따라 복잡한 양상이다.
GNA는 유엔이 인정한 리비아의 합법 정부로 이슬람 단체 무슬림형제단에 우호적인 터키와 카타르의 지지를 받고 있다.
반면, 사우디아라비아, 이집트, 아랍에미리트(UAE) 등은 하프타르 세력을 지원하고 있다.
지난달 아랍권 매체 알자지라방송은 수단과 UAE가 유엔의 리비아 무기금수 제재를 어기고 하프타르 측에 무기를 지원했다고 보도했다.
미국은 GNA를 지지했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4월 하프타르 사령관에게 전화해 리비아의 석유 자원 확보에 대한 공로를 인정한 바 있다.
프랑스 역시 GNA를 인정하는 유엔의 결정을 인정한다면서도 LNA가 통제하는 동부에 자국의 석유시설이 있는 탓에 모호한 태도를 보인다.
kind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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