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 성탄절 맞춰 나이지리아서 기독교인들 10명 참수

입력 2019-12-28 08:16   수정 2019-12-28 10:22

IS, 성탄절 맞춰 나이지리아서 기독교인들 10명 참수
56초짜리 영상 유포…서아프리카지부 조직원 만행
"세계 기독교인에 메시지…알바그다디 사망에 대한 보복" 주장


(서울=연합뉴스) 장재은 기자 = 극단주의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가 성탄절에 맞춰 기독교인들을 살해하는 영상을 공개했다.
27일(현지시간) BBC방송, AFP통신 등에 따르면 IS는 전날 선전매체인 아마크 통신을 통해 나이지리아의 특정되지 않은 야외 장소에서 1명을 사살하고 10명을 참수하는 56초 분량의 동영상을 전날 유포했다.
희생자들은 남자 기독교인들이라는 점 외에 신원이 구체적으로 파악되지 않았다.
살해를 집행한 조직원들은 'IS 서아프리카 지부'(ISWAP) 소속이라고 외신들은 보도했다.
영상에서 복면을 쓰고 나타난 남성은 "전 세계 기독교인들에게 보내는 메시지"라고 의미를 주장했다.
IS는 희생자들을 나이지리아 북동부 보노 주에서 지난 몇주 동안 붙잡았다며 이번 살해가 자신들의 우두머리이던 아부 바크르 알바그다디를 위한 복수라고 밝혔다.
알바그다디는 지난 10월 시리아 은신처에서 미군 특수부대의 작전으로 체포될 위기에 몰리자 자폭해 숨졌다.
IS 선전매체의 한 조직원도 "알바그다디와 (IS의 대변인이던) 압둘하산 알무하지르를 포함한 우리 지도자들을 죽인 데 대한 보복"이라고 밝혔다.
BBC방송은 IS의 이번 발표가 크리스마스 축제에 시점을 맞춘 정황이 뚜렷하다며 이는 관심을 극대화하려는 전략이라고 지적했다.

무함마두 부하리 나이지리아 대통령은 IS의 만행을 규탄하며 자국이 종교적으로 분열돼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부하리 대통령은 "우리는 어떤 상황에서도 기독교인들이 무슬림들을 향해 등을 돌리도록 하는 테러리스트들의 수법에 넘어가 갈라지면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들 야만적인 살인자는 이슬람을 대표하지 않고 전 세계에서 법을 지키며 살아가는 다른 무슬림 수백만 명을 대표하지도 않는다"고 강조했다.
IS는 이슬람 수니파에서 율법을 자의적, 급진적으로 해석해 과격한 폭력을 일삼는 극단주의 무장세력이다.
이들은 기독교인뿐만 아니라 종교관이 다른 무슬림, 종교와 관계가 없는 불특정 다수를 상대로도 전 세계에서 테러를 일삼고 있다.
IS는 거점이던 시리아, 이라크에서 패퇴해 잠복했으나 중앙아시아, 동남아시아, 북아프리카, 서아프리카 등지로 세력을 확장하며 재건을 노리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이번에 참수 만행이 발생한 나이지리아에서는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인 보코하람에서 한 분파가 2016년에 알바그다디에게 충성을 맹세하며 ISWAP를 결성한 바 있다.
ISWAP는 이달 초에 나이지리아 북동부에서 납치한 구호단체 요원 4명을 살해했다.
이들은 부르키나파소, 카메룬, 차드, 니제르, 말리 등 주변 국가들에서도 테러를 자행하고 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ISWAP는 지난 25일 부르키나파소에서 발생한 군 기지 공격도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이날 주장했다.
유엔에 따르면 나이지리아 동북부에서는 지난 10년간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의 무장봉기 때문에 3만6천명이 살해되고 200만명의 피란민이 발생했다.

jangj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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