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따리상 무역으로 '상점 임대료·물가 오른다' 주장
캐리 람 '성탄절 카드 감사 인사' 게시물에 비판 쇄도
(선양=연합뉴스) 차병섭 특파원 = 홍콩 내 반중국 분위기가 여전한 가운데 주말인 28일(현지시간) 한 쇼핑몰에서 중국 보따리상과 쇼핑객들에 대해 반대하는 시위가 열렸다.
홍콩매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 AP 통신 등에 따르면 마스크를 쓴 약 100명의 시위대는 이날 오후 3시께부터 중국 광둥성 선전(深천<土+川>)과 가까운 홍콩 셩슈이 지역의 '랜드마크 노스 '쇼핑몰에서 시위를 벌였다.
중국 보따리상은 홍콩에서 산 면세품을 중국 본토에 되파는 등의 방식으로 이득을 얻고 있다.
시위대는 보따리상 무역으로 상점 임대료와 물가가 오르고 생활 수준이 나빠지는 등 부작용이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시위대는 '5가지 요구사항' 수용 등을 주장하는 일반적인 시위 구호뿐만 아니라 "중국 본토로 돌아가라", "본토를 사랑하면 중국에서 쇼핑하라"는 등의 구호를 외쳤다.
오후 4시께 수십명의 경찰이 쇼핑몰 안으로 진입했고, 최소 15명의 시위대를 체포했다. 또 시위대를 향해 후추 스프레이를 뿌리며 해산에 나서기도 했다.
경찰은 페이스북을 통해 시위대가 소란을 피웠기 때문에 쇼핑몰에 들어간 것이라면서 "시위대는 공공질서를 어지럽혔다. 불법행위에 맞서 폭동진압경찰이 법 집행을 위해 진입했다"고 밝혔다.
AP는 일부 경찰이 사복을 입고 곤봉을 든 상태였다고 전했다. SCMP는 경찰이 현장을 떠난 뒤에도 100명가량의 시위대가 중국 본토에서 온 관광객들이 산 물건을 발로 차는 등 쇼핑을 방해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AFP 통신은 이날 오후 카오룽베이의 쇼핑몰에서도 비슷한 시위가 벌어져 다수가 체포됐다고 전했다.
한편 홍콩 행정수반인 캐리 람(林鄭月娥) 행정장관은 이날 정오께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시민들이 보내준 크리스마스 및 신년 축하카드에 감사를 표하는 게시물을 올렸지만, 비판적 반응에 직면해야 했다.
람 장관은 "최대한 직접 읽고 시민의 목소리를 들었다"면서 "시민의 비판에 대해서는 진실하게 반성하고, 시민들의 도움 요청에는 적극적으로 따르겠다. 시민들의 격려에는 감사하고, 제 업무의 원동력으로 삼겠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오후 9시 기준 이 글에 대한 자신의 감정을 이모티콘으로 표현한 1만명 중 7천명 정도는 '화남'을 누른 것으로 나타났다.
또 6천여개의 댓글 중에는 시위대의 요구사항을 적은 글이나 비판적인 내용에 호응이 많았다고 SCMP는 전했다.
경찰에 따르면 크리스마스를 포함한 지난 23~27일 시위에서 336명의 시위대가 경찰에 체포됐다.
시위대는 새해 첫날인 1월 1일에도 대규모 시위에 나서겠다고 예고한 상태다.
bsch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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