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무능 탄로…시리아 내전서 병원폭격 전쟁범죄 되풀이

입력 2019-12-30 11:53   수정 2019-12-30 1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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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무능 탄로…시리아 내전서 병원폭격 전쟁범죄 되풀이
NYT 실태 탐사…공격금지 시스템 마비돼 러·시리아 수시로 공습

(서울=연합뉴스) 김정선 기자 = 시리아 내전에서 병원과 인도주의적 시설에 대한 유엔의 공격 방지 시스템이 러시아와 시리아군에 의해 무시되는가 하면 내부 실수로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고 뉴욕타임스(NYT)가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러한 시스템은 전쟁 중인 당사자에게 국제법에 따라 공격 대상에서 제외되는 인도주의적 시설의 정밀한 위치를 제공하는 것이다.


그러나 일부 구호단체는 '인도주의적 충돌방지 메커니즘'으로도 불리면서 해당 시설의 정보를 공유하는 이 시스템이 "사실상 쓸모없다"고 비판하고 나섰다.
NYT가 5개 구호단체가 제공한 182개의 '타격 금지' 대상 목록과 다른 단체의 공식 설명 자료 등을 취합해 분석한 결과 27개 시설이 지난 4월 이후 러시아와 시리아의 공격으로 피해를 봤다.
모두 병원을 비롯한 의료시설이었다.
NYT는 "해당 목록은 9년째 이어지는 시리아 내전에서 공격 제외 시설의 일부분일 뿐"이라며 실제 타격을 받은 금지시설이 훨씬 더 많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국제법하에서 의도적이고 무모한 병원 폭격은 전쟁 범죄에 해당한다.
인도주의적 충돌방지 메커니즘은 해당 시설의 정보를 시리안 내전과 연관된 러시아, 터키, 미국 주도의 연합군이 공유하는 한편 이들 시설을 공격해선 안 된다는 공동 인식에서 작동할 수 있다고 신문은 강조했다.
구호단체들은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에 자신들이 선택한 해당 시설의 장소를 제공한다.
OCHA 문서에 따르면 OCHA는 참가 단체에 그렇다고 시설과 인력의 안전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라고 경고했으며 제공된 정보를 자체 확인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문제는 유엔의 시스템이 러시아와 터키·미국에 타격 금지 시설 정보에 대한 수신 확인 여부도 필요로 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보도에 따르면 시리아 현지 언론인과 구호단체들은 2015년 10월 러시아군이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을 지원하고자 군사적 개입을 시작한 이후 최소한 타격 금지 시설에 대한 69차례의 공격이 있었던 것으로 집계했다.
일부를 제외하고는 러시아 또는 시리아군에 의한 공격이었다고 NYT는 전했다.
2015~2018년 유엔 시리아 인권 고문이었던 얀 에겔란은 유엔이 이와 관련해 각국의 책임에 대한 충분한 효과를 발현시키는 데 실패했다고 말했다.
에겔란은 "일반적으로 충돌방지는 추후 이뤄지는 크고 소란스러우며 믿을 수 있는 조사, 메커니즘을 둘러싼 책임성이 있어야 작동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지난 8월 충돌방지 시설 공격을 조사하는 위원회를 만들었지만, 조사관들은 지난 4월 이후 이뤄진 수십차례의 공격 중 7건에 대해서만 들여다볼 계획이라고 신문은 소개했다.
구호 관계자들은 유엔 측이 최근에서야 터키 서부, 암만, 요르단에서 충돌방지 시스템을 전담할 직원을 고용했다고 신문에 밝히기도 했다.
유엔의 인도주의 업무 관리들은 일부 구호단체가 앞서 부정확한 타격 금지 대상 시설의 정보를 제출했으며 드문 사례이긴 하지만 러시아, 터키, 미국 주도 연합군이 이러한 정보를 공유한 적이 있다고 NYT에 말했다.
OCHA는 최근 수개월 간 시스템을 개선하고자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구호단체 관계자들은 러시아와 시리아 정부가 부인하는 일 없이 충돌방지 대상 시설을 추가하는 것만이 이제 남은 유일한 희망이라고 말했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jsk@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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