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 항암 유전자 p53 변이, 나노입자 전령 RNA로 복원"

입력 2019-12-30 15:05  

"대표 항암 유전자 p53 변이, 나노입자 전령 RNA로 복원"
하버드의대 브리검 여성병원, 저널 '사이언스 중개 의학'에 논문




(서울=연합뉴스) 한기천 기자 = 항암 유전자의 대표 격인 p53은 '유전체의 수호자'로 불린다.
그런데 각종 암에서 가장 흔하게 돌연변이가 발견되는 유전자도 p53이다. 암을 억제해야 할 유전자가 도리어 변이해 암을 일으키는 셈이다.
p53과 같은 항암 유전자가 돌연변이를 일으켰을 때 그 기능을 복원하는 건 의학계의 오랜 관심사이고, 많은 과학자가 관련 연구에 매진하고 있다.
이전의 연구에선 가장 흔한 간암 유형인 간세포암의 약 36%, 비소세포 폐암의 약 68%에 p53 돌연변이가 생긴 것으로 보고됐다.
미국 하버드 의대의 브리검 여성병원 과학자들이, 합성한 나노입자 '전령 RNA(mRNA)'로, 돌연변이가 생긴 p53 유전자를 복원하는 데 성공했다.
이렇게 복구된 p53은 특히 폐암과 간암 세포의 성장을 늦추고, 특정 항암 치료제에 대한 암세포의 반응도 개선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관련 논문은 최근 저널 '사이언스 중개 의학(Science Translational Medicine)'에 실렸다.
이 병원이 지난 24일(현지시간) 온라인(www.eurekalert.org)에 공개한 논문 개요에 따르면 손상된 p53의 기능을 복원했을 때 성장이 느려지는 건, p53이 결핍됐던 폐암과 간암 세포였다. 에베로리무스(everolimus)라는 mTOR 억제 항암제에 더 좋은 반응을 보인 것도 바로 p53이 결핍됐던 암세포였다.
논문의 공동 교신저자인 스 진 쥔(Jin jun Shi) 마취과 교수는 "mTOR 억제제는 특정 유형의 암 치료에는 승인되기는 했지만, 임상 시험에서 다수의 흔한 암에 잘 듣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연구팀은 p53의 유전 신호가 온전히 전사된 합성 mRNA를 만들기 위해 '산화 환원 반응(redox-responsive)' 나노입자 기술 플랫폼을 이용했다. 그렇게 개발한 게 '지질-중합체 하이브리드(lipid-polymer hybrid)' mRNA이다.
이 합성 mRNA는, p53이 결여됐던 폐암 및 간암 세포에서, 세포 주기 중지와 세포 사멸을 유도했고, mTOR 억제제에 대한 민감성을 높였다.
이런 작용은 시험관 실험과 동물 실험에서 모두 확인됐다.
논문의 저자들은 "이번에 개발된 mRNA 나노입자 접근법을 많은 다른 유형의 암 억제 유전자에도 적용할 수 있다"라면서 "다른 치료법과 연계해 효과적인 복합 항암 치료법으로 쓸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cheo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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