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증 겪던 툰베리, 환경운동 후 행복해져"…"딸 향한 사람들 독설과 증오, 가짜뉴스는 걱정"
(브뤼셀=연합뉴스) 김정은 특파원 = 스웨덴 출신의 10대 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베리의 아버지가 딸은 환경운동가가 된 뒤 훨씬 행복해졌지만, 딸을 향한 일부의 증오가 걱정된다고 말했다고 영국 BBC 방송이 30일(현지시간) 전했다.
툰베리는 급속히 확산하고 있는 청소년 환경 운동의 상징적인 인물이다.
그가 지난해 8월 일주일간 '학교 파업'이라며 학교를 결석하고 스웨덴 국회 앞에서 지구 온난화 대책 마련을 촉구하며 벌인 1인 시위는 전 세계적으로 매주 금요일 100개 이상 도시에서 학생들의 '파업'을 촉발하는 촉매제가 됐다.
툰베리는 노벨 평화상 후보에 오르기도 했으며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기후행동 정상회의에서 기후 위기 대응에 미흡한 세계 지도자들을 성토하는 연설을 하기도 했다.
그러나 그의 아버지 스반테 툰베리는 최근 BBC 인터뷰에서 자신은 딸이 기후변화에 맞선 싸움의 최전선에 서는 것은 "안 좋은 생각"이라고 봤고, 딸이 '기후 파업'을 위해 학교를 빠지는 것도 지지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툰베리의 아버지는 딸이 '학교 파업'을 시작하기 전 3∼4년간 우울증으로 어려움을 겪었다면서 "말하기를 멈췄고, 학교에 가는 것도 중단했다"고 했다.
그는 특히 딸이 먹는 것조차 거부하기 시작했을 때가 "부모로서 최악의 악몽"이었다고 털어놨다.
툰베리의 아버지는 이런 딸의 회복을 돕기 위해 그레타, 그리고 그레타의 여동생인 베아타와 집에서 시간을 더 많이 보냈다. 오페라 가수인 툰베리의 어머니는 가족이 모두 함께하기 위해 계약을 취소했다.
이후 몇 년간 툰베리 가족은 기후변화에 관해 토론하고 연구하기 시작했고, 툰베리는 이 문제를 해결하는 데 점점 더 열정을 보였다.
툰베리는 매우 적극적인 인권 지지자이지만, 기후변화 문제는 심각하게 여기지 않는 부모를 향해 '누구의 인권을 옹호하는 것인가?'라고 물으며 위선적이라고 비난하기도 했다.
그러나 툰베리는 부모가 좀 더 친환경적으로 행동을 바꾼 데서 기운을 얻었다. 그의 어머니는 비행기를 타지 않기로 결정했고, 아버지는 비건(엄격한 채식주의자)이 됐다.
툰베리의 아버지는 딸이 뉴욕과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잇따라 열린 유엔 기후 관련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요트를 타고 대서양을 횡단할 때에도 동행했다.
그는 "나는 이 모든 일을 했고, 그것이 옳은 일이라는 것을 알았다. 하지만 나는 기후를 구하기 위해 그것을 하지는 않았다. 나는 내 아이를 구하기 위해 그것을 했다"고 말했다.
툰베리의 아버지는 딸이 환경운동을 하면서 변했고, 매우 행복해졌지만, '학교 파업'이 온라인에서 널리 알려지고 나서부터 환경을 구하기 위해 삶의 방식을 바꾸기를 원하지 않는 사람들로부터 독설을 들어야 했다고 토로했다.
툰베리 자신도 앞서 사람들이 "나의 외모와 옷, 행동, 다름"을 비난한다고 말한 바 있다.
툰베리의 아버지는 특히 "가짜뉴스, 사람들이 딸에 대해 꾸며내는 모든 것과 그것이 만들어내는 증오"를 우려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또한 딸이 이러한 비난에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잘" 대처하고 있다면서 딸은 그것이 재미있다고 여긴다고 설명했다.
그는 딸이 학교로 돌아가고 싶어한다고 생각한다면서 딸이 곧 17세가 되기 때문에 앞으로 더는 여행할 때 보호자의 동행이 필요하지 않을 것이지만 딸이 아버지를 필요로 한다면 그것을 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kj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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