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전반적 하락세 기록…"고급주택·도심 상가 타격 더 클 것"
(홍콩=연합뉴스) 안승섭 특파원 = 홍콩 시위가 7개월째 이어지는 가운데 시위 장기화와 무역전쟁 등으로 홍콩 부동산 경기가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약세를 면치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31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15개 부동산 관련 기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대부분의 응답 기업이 내년에 홍콩 부동산 시장이 약세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을 했다.
주거용 부동산 부문 조사에 응한 14개 기업 중 8개 기업은 내년에 홍콩의 주택 가격이 평균 15%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고급주택 부문은 타격이 더 커 가격이 20% 하락할 것으로 예측했다.
홍콩 주택 가격은 2003년 7월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대유행 당시 최저점을 찍은 후 544% 상승해 현재 아파트 가격이 평당 1억원을 넘는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 17% 하락했지만, 다음 해 25.7% 급반등했다.
설문에 응한 기업들은 시위 장기화 등으로 경기침체와 실업 문제가 심각해질 경우 주택 구매력에 악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특히 중국 본토 부자들이 주요 고객인 고급주택 부문은 무역전쟁으로 인한 중국 정부의 자본 유출 통제까지 겹쳐 가격 하락 폭이 더 클 것으로 전망했다.
홍콩 주택 가격은 올해 들어 5월까지 9.9% 올라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으나, 6월 초부터 '범죄인 인도 법안'(송환법) 반대 시위가 본격화하면서 이후 10월까지 5.2% 하락했다.
고급 주택과 더불어 타격이 가장 심할 것으로 전망된 부문은 도심 상가였다.
이 분야 설문조사에 응한 10개 기업 중 9개 기업은 내년에 홍콩 도심 상가 임대료가 10∼30%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시위 장기화로 도심 상가나 식당을 찾는 손님이 급감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홍콩소매업협회는 앞으로 7천여 개 점포가 문을 닫고, 종업원 5천600명이 해고될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올해 홍콩 도심 상가 임대료는 지난해보다 18% 하락했다.
설문조사에 응한 10개 기업 중 9개 기업은 올해 3.4% 하락한 사무실 임대료가 내년에 10%가량 추가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홍콩 시위 때마다 극심한 반중국 정서가 표출되면서 중국 본토 금융 기업 등이 홍콩 내 영업망을 줄인 데다, 다국적 기업들도 홍콩 투자를 주저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ssah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