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내 중국인 생활에 지장…여행객 등 주의 당부
(선양=연합뉴스) 차병섭 특파원 = 터키 주재 중국대사관이 최근 터키에서 발생한 중국의 '위구르족 탄압' 항의 시위에 대해 "세력의 선동"이라고 비판했다.
터키 주재 중국대사관은 30일(현지시간) 홈페이지를 통해 최근 터키 여러 곳에서 발생한 반중 시위의 영향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대변인 답변 형식으로 이같이 밝혔다.
서방은 중국 정부가 신장(新疆) 위구르(웨이우얼) 자치구에서 위구르족 등 이슬람교도를 대상으로 하는 '강제수용소'를 운영하며 최대 100만 명을 가둬두는 등 인권을 침해하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반면, 중국은 이곳이 '직업훈련소'일 뿐이며 '수강생'들은 이미 졸업했다고 맞서는 상황이다.
AFP 통신에 따르면 이슬람 국가 지도자들이 위구르족 문제를 공개 비판하는 경우가 드물지만, 위구르족과 언어·문화적으로 연결된 터키의 경우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이 비판 목소리를 내왔다.
지난 20일 터키 이스탄불에서는 1천명 이상이 중국의 위구르족 탄압에 항의하는 집회에 참여했다는 게 AFP 설명이다.
일부 참가자들은 위구르 분리주의자들이 신장 자치구를 지칭할 때 쓰는 '동(東)투르키스탄'의 깃발을 흔들었고, 중국 오성홍기를 불태우거나 '수용소 폐쇄'를 요구하는 포스터를 들기도 했다.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 아스널 소속의 유명 선수 메주트 외질은 트위터를 통해 중국의 위구르족 탄압에 항의하기도 했는데, 중국은 자국 내 아스널 경기 중계를 취소하는 방식으로 대응했다.
대사관 측은 "매체 인터뷰 등을 통해 중국이 신장 자치구에서 한 반테러 및 극단주의 제거 조치에 대해 객관적으로 소개했다"면서 "하지만 나쁜 생각을 품은 세력의 선동으로 최근 터키 일부 지방에서 중국을 겨냥한 시위가 벌어졌다"고 밝혔다.
이어서 "다수의 화교, 유학생과 중국 기업주들이 '터키에서의 정상 업무와 생활에 지장을 받고 있다'고 공관에 알려왔다"면서 "우리는 이에 대해 높은 관심을 갖고 있으며,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사관 측은 또 "터키에 있는 중국인 및 터키 여행을 계획 중인 중국인들은 정세 변화를 주의 깊게 살펴야 한다"고 당부하면서 "진행 상황이 있을 경우 즉시 공고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홍콩 문제를 둘러싸고 미국과 중국이 신경전을 벌이는 가운데, 미국이 '신장 위구르 인권 법안'을 통과시키는 등 신장 자치구를 둘러싼 미·중의 갈등이 격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bsch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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