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스플레이 업계 LCD 축소·부품 업계 저수익 사업 정리
주력 사업에 집중해 '새출발'…"수익성 개선 기대"
(서울=연합뉴스) 최재서 기자 = 지난해 전자산업의 전반적인 위축 속에 구조조정을 단행한 기업들이 올해 '재도약'을 이룰지 주목된다.
2일 업계에 따르면 2019년은 전자업계가 수익성 낮은 사업을 과감하게 정리하고 '선택과 집중'에 돌입한 한해였다. 올해는 이를 발판삼은 수익성 개선으로 부진했던 실적에도 돌파구가 마련될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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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돈 안 되는 사업은 축소·정리"…성장사업에 '집중'
먼저 디스플레이 업계는 판가 하락이 이어지는 액정표시장치(LCD) 사업을 축소하고 고수익 패널로의 집중을 선언했다.
지난해 9월 한상범 LG디스플레이[034220] 부회장이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나면서 구조조정의 시작을 알렸다.
LG디스플레이는 2차 희망퇴직, 임원 25% 감축을 발표하고 대형 LCD 패널 부문 인력을 OLED 및 중소형 P(플라스틱)-OLED 부문으로 전환 배치했다. 현재는 LCD 7.5세대와 8.5세대 생산라인의 가동률을 조절하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작년 10월 대형 LCD를 생산하는 충남 아산1캠퍼스 L8 생산라인 일부를 QD(퀀텀닷) 디스플레이 공정으로 전환하겠다고 발표했다.
기존 수시 희망퇴직 외에 별도 인력 감축 작업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으나 일부 전환 배치 작업도 진행됐다.
전자부품사인 삼성전기[009150]와 LG이노텍[011070]도 지난해 말 스마트폰 메인기판(HDI) 사업 철수를 발표했다.
LG이노텍은 11월 HDI 사업에서 손을 떼고 반도체기판 사업에 집중하겠다고 공시했고, 삼성전기도 뒤이어 12월 중국 쿤산 HDI 생산·판매를 중단한다고 공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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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기는 베트남 HDI 생산설비를 일정 기간 유지하면서 사업 철수 작업을 이어가는 한편, 고사양 반도체 패키지 개판과 RFPCB 사업에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방침이다.
이 밖에 반도체 업계 불황 속에 실적이 '반 토막' 난 삼성전자[005930], SK하이닉스[000660]도 소폭이나마 생산라인 전환을 추진했다.
SK하이닉스는 작년 4분기부터 D램 생산능력을 줄이고 최근 성장세에 있는 CIS(CMOS 이미지 센서) 양산용으로 전환하기 시작했다.
삼성전자는 D램 생산라인의 이미지센서 전환에 대해서는 아직 검토 중이지만 지난해 8월 일부 생산라인 전환을 통한 효율화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 '재도약' 꿈꾸는 전자업계…전망도 '맑음'
전자업계는 올해 '선택과 집중'에 따른 수익성 개선에 기대를 걸고 있다.
전날 기준 증권가 컨센서스(전망 추정치)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는 올해 연간 적자 규모가 작년의 4% 수준으로 줄어들 것으로 전망됐으며 흑자 전환을 예상하는 분석도 있다.
유진투자증권[001200] 이승우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2020년은 (중국 업체들과의 정면충돌에 따른) 후유증을 극복하면서 체력을 추스르는 과정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하나금융투자는 지난달 31일 보고서에서 삼성디스플레이 올해 영업이익이 작년의 2배 수준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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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LCD TV 패널 일부는 지난달부터 가격이 반등하기 시작해 디스플레이 업계 전반적으로 숨통이 조금이나마 트였다는 분석이 많았다.
저수익 사업에 대한 과감한 철수를 결정한 삼성전기와 LG이노텍에 대한 전망도 밝다.
투자업계는 삼성전기의 올해 영업이익이 작년 대비 17%, LG이노텍은 27%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LG이노텍에 대해 신한금융투자 박현우 연구원은 "사업 구조를 효율화한 HDI와 LED는 각각 504억원, 348억원의 적자 축소가 추산된다"고 전망했다.
지난해 분기 영업이익 '1조 클럽'에서 이탈한 SK하이닉스의 경우 올해 영업이익이 7조원으로 작년의 2배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일부 라인 전환을 시사한 삼성전자도 반도체 부문 영업이익이 같은 기간 50% 가까이 늘어날 것으로 예측된다.
다만 디스플레이 업계 관계자는 "LCD 구조조정에 따른 실적 개선은 제한적"이라며 "더욱 공격적인 사업 구조 전환이 필요할 수 있다"고 말했다.
acui72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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