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델리=연합뉴스) 김영현 특파원 = 방글라데시가 무슬림 난민 유입 우려로 인해 인도 접경지대의 통신망을 전면 차단했다고 외신과 현지 매체가 1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방글라데시 정부는 지난달 31일 자국 통신회사에 인도와 국경을 맞댄 1㎞ 안쪽 지역의 모바일·인터넷 등 통신망을 차단하라고 지시했다.
방글라데시 당국은 성명을 통해 '현재 상황'을 고려해 국가 안보를 위해 이런 조처를 내렸다고 밝혔다.
로이터통신은 방글라데시 당국이 언급한 '현재 상황'은 인도의 최근 시민권법 개정안 반대 시위 여파를 말한다고 설명했다.
인도에서는 시민권법 개정안이 지난달 10일, 12일 하원과 상원을 통과하면서 반정부 시위가 전국적으로 확산했다.
개정안은 파키스탄·아프가니스탄·방글라데시에서 종교적 박해를 피해 인도로 와 불법 체류 중인 힌두교도, 불교도, 기독교도 등 6개 종교 신자에게 시민권을 줄 수 있게 했다. 아울러 이들과 관련된 시민권 획득 자격 기간도 단축했다.
하지만 이 안에 무슬림이 배제되면서 야당, 대학생, 이슬람교도 등이 격렬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수도 뉴델리를 비롯해 우타르프라데시주, 웨스트벵골주, 아삼주 등 곳곳에서 유혈 충돌 사태가 빚어지면서 지금까지 27명이 이상이 숨진 것으로 추산되며 경찰초소를 비롯한 건물과 차량 등도 불탔다.
아울러 아삼주에서는 이슬람계가 대부분인 현지 주민 190만명이 이미 무국적자가 될 위기에 처했다. 지난해 국가 시민명부(NRC) 등록 제도가 본격적으로 시행되면서다.
이 명부에는 방글라데시가 파키스탄으로부터 독립한 1971년 3월 이전부터 아삼주에 거주했다는 것을 증명한 이들만 포함됐다.
방글라데시 당국은 인도 정부의 NRC 등록 제도와 시민권법 개정 등의 조치로 인해 현지 탄압을 우려한 무슬림들이 방글라데시로 몰려들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지난달부터 방글라데시로 유입되는 인도 출신 무슬림계 불법 이민자의 수가 급증한 것으로 파악됐다.
방글라데시는 남쪽 해안을 제외한 3면이 인도와 접한 상태다.
국경선 길이는 4천㎞로 약 1천만 명의 방글라데시 주민이 국경지대에 살며 의약품, 농축산물 교역에 종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cool@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