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사이 최고 200∼300㎜ 폭우…주택·차량 침수에 정전도
(자카르타=연합뉴스) 성혜미 특파원 = 인도네시아 수도 자카르타는 1일 새해 첫날부터 '물난리'가 났다.
전날 오후부터 이날 새벽까지 밤새 폭우가 내리면서 자카르타 주요 도로와 통근 열차 선로, 주택과 차량이 곳곳에서 침수되고, 정전도 잇따랐다. 구체적인 피해집계는 아직 나오지 않았다.
인도네시아 기상기후지질청(BMKG)은 "밤사이 100㎜ 이상 내린 곳이 많고, 일부 지역은 200∼300㎜가 쏟아진 곳도 있다"며 "앞으로 2∼3일 동안 비가 더 내릴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현지 방송 매체들은 전날에는 새해맞이 불꽃 쇼를 보여줬으나 이날 새벽 해가 뜬 뒤에는 침수 현장을 찾아다니며 재난방송을 하고 있다.
자카르타 북부 끌라빠가딩, 중앙자카르타, 동부 보로부두르 대학 캠퍼스, 서부 트리삭티 대학교, 남부 끄망지역 등에 30∼60㎝, 1.5m, 최고 2m 높이까지 물이 차올랐다.
브카시, 땅그랑, 보고르 등 자카르타 외곽 수도권 지역에도 홍수가 발생했다.
인도네시아는 지난 11월부터 우기에 접어들어 수마트라섬, 술라웨시섬 등에서 홍수 피해가 잇따랐으나 자카르타 수도권에 수해가 발생한 것은 이번 우기 들어 처음이다.
SNS에는 차량이 물에 빠져 더는 움직이지 못하는 모습, 집에 몰이 들어차 가재도구가 떠다니는 모습, 곳곳에서 보트나 카누를 타고 다니는 모습 등 피해 사진과 동영상이 속속 올라왔다.
침수로 고속도로 톨게이트 4∼5곳이 폐쇄됐고, 통근 열차도 선로 침수로 일부 구간만 운행하고 있다.
자카르타 동부의 할림 페르다나쿠수마공항도 활주로 일부 침수와 악천후로 이날 오전 내내 비행기가 이착륙하지 못해 승객 수백 명이 불편을 겪었다.
일부 여객기는 할림 공항 대신 수카르노하타 공항에 착륙했다.
주인도네시아 한국대사관은 피해 상황을 전하면서 "자카르타 전체가 새해부터 혼란하니, 외출을 자제하기 바란다"고 공지했다. 일부 한국 교민도 집이 침수되는 등 피해를 봤다.
noano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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