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일부 백화점·편의점 새해부터 비닐봉지 제공 중단

입력 2020-01-02 11:11  

태국, 일부 백화점·편의점 새해부터 비닐봉지 제공 중단
2022년까지 비닐봉지 '퇴출' 목표…노점·청과점이 걸림돌



(방콕=연합뉴스) 김남권 특파원 = '비닐봉지 사용 대국'인 태국이 새해를 맞아 비닐봉지 줄이기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오는 2022년까지 환경 오염의 주범으로 지목된 비닐봉지를 퇴출하겠다는 야심 찬 계획에 따른 행보다.
2일 현지 언론과 업계에 따르면 태국 전역에 1만개 이상의 세븐일레븐 편의점을 운영 중인 CPALL Pcl 사는 홈페이지에 2020년 1월1일부터 자사 편의점에서 비닐봉지 제공을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태국 전역에 탑스(Tops)라는 브랜드로 슈퍼마켓 265곳 및 대형 슈퍼마켓 61곳과 함께 편의점 패밀리마트 1천8곳을 운영 중인 센트럴그룹도 새해부터 비닐봉지 제공을 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와라웃 실빠-아차 천연자원환경부 장관은 비닐봉지 제공 중단 첫날을 맞아 전날 도심에서 시민들에게 재사용이 가능한 쇼핑백을 나눠주는 행사를 진행했다.
와라웃 장관은 "태국은 바다로 흘러 들어가는 비닐봉지 쓰레기양이 세계에서 6번째로 많은 국가였지만, 지난 5개월간 국민의 협조 덕에 10위로 순위가 내려갔다"고 말했다.
태국인 다수는 환경오염의 심각성을 고려할 때 비닐봉지 줄이기는 불가피하다는 데 공감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중순 발표된 '수안두싯폴' 여론조사에 따르면 태국 국민의 90%가량은 비닐봉지 금지 정책을 지지했다.
여기에는 태국인들의 귀여움을 받았던 아기 듀공이나 다른 해양 동물들이 바다로 흘러간 플라스틱 쓰레기 때문에 사망한 사실이 알려진 것도 작용했다.
그러나 비닐봉지 제공 중단에 참여하기로 한 센트럴 그룹 소속 편의점에서조차 고객들에게 비닐봉지를 제공하는 경우도 목격됐다.
이름을 밝히기를 거부한 한 여성은 여러 번 사용할 수 있고 가볍기 때문에 비닐봉지가 더 좋다면서 "비닐봉지가 없어지기 전에 가게에서 비닐봉지를 더 달라고 하고 있다"고 신문에 털어놨다.
태국 내에서 사용되는 비닐봉지의 40%가량은 청과시장과 시골 지역에서 나온다는 점도 난제다.
와라웃 장관도 "사람들의 사고방식과 행동방식을 바꾸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국제 환경단체인 그린피스에 따르면 매년 태국에서 비닐봉지 약 750억 장이 쓰레기로 배출되며 이 중 절반가량은 쇼핑몰이나 슈퍼마켓·편의점 등에서 나오고 나머지 절반가량은 전통 시장이나 노점에서 배출되는 것으로 추산된다.
특히 태국인들이 끼니를 해결하기 위해 많이 찾는 노점에서는 밥은 물론 국물이나 반찬 등도 비닐봉지에 담아 팔고 있어 대체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south@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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