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첫 일정은 화성사업장 '3나노 반도체' 개발현장 방문
"역사는 기다리는 게 아니라 만들어 가는 것" 당부
(서울=연합뉴스) 최재서 기자 = 이재용 삼성전자[005930] 부회장이 2일 경기도 화성사업장 반도체연구소를 찾아 새해 첫 일정을 소화했다.
이 부회장은 이날 3나노 공정 기술 최초 개발과 관련해 보고 받고 DS(디바이스솔루션) 부문 사장단과 차세대 반도체 전략을 논의했다고 회사는 밝혔다.
회의에는 삼성전자 김기남 부회장, 정은승 사장, 진교영 사장, 강인엽 사장, 강호규 반도체 연구소장 부사장 등이 참석했다.
이 부회장은 이날 현장에서 "과거의 실적이 미래의 성공을 보장해주지 않는다"며 "역사는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 가는 것"이라고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17∼2018년 반도체 슈퍼호황기를 지나 지난해 실적 부진을 겪은 데 대한 자성과 함께 '반도체 초격차' 전략을 계속해서 이어나가야 한다는 다짐으로 읽힌다.
그는 또한 임직원들에 "잘못된 관행과 사고는 과감히 폐기하고 새로운 미래를 개척해 나가자"고 당부했다.
이어 "우리 이웃, 우리 사회와 같이 나누고 함께 성장하는 것이 우리 사명이자 100년 기업에 이르는 길임을 명심하자"라고도 말했다.
지난 11월 호암 이병철 선대 회장의 32주기 추모식에서 "선대 회장 사업보국(事業報國) 이념을 기려 우리 사회와 나라에 보탬이 되도록 하자"고 언급한 데 이은 것이다.
이번 현장 경영 행보는 지난해 초 발표한 '시스템 반도체 비전 2030'을 다시 한번 임직원들과 공유하고, 목표 달성 의지를 다지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삼성전자는 지난 4월 오는 2030년까지 총 133조원을 투자해 시스템 반도체 글로벌 1위로 올라서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번에 개발된 3나노 반도체에는 반도체 미세화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차세대 기술 'GAA(Gate-All-Around)'가 적용됐다. 최근 공정 개발을 완료한 5나노 제품과 비교해 칩 면적을 35% 이상 줄일 수 있으며 소비전력을 50% 감소시키면서 성능은 30% 향상할 수 있다는 게 회사의 설명이다.
특히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글로벌 1위 업체인 대만 TSMC와 선두를 겨루고 있는 기술이어서 지난해 발표된 '반도체 비전 2030' 실현과도 연관이 깊다.
지난해 4분기 시장 점유율은 삼성전자 17.8%, TSMC 52.7%를 기록한 것으로 추정되며, TSMC는 2023년 3나노 공정을 도입하겠다는 기존 계획을 앞당겨 2022년에 생산을 시작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날 이 부회장이 사장단과 3나노 공정 양산을 앞당길 전략을 논의했을 것이란 추측이 나오는 이유다.
또한 화성사업장은 이틀 전인 지난달 31일 '1분' 정전 사고로 수십억원대 손실을 낸 곳으로, 이 부회장이 이와 관련 대응책을 모색했을 가능성도 있다.
앞서 이 부회장은 지난해 첫 일정으로는 경기 수원사업장 5세대 이동통신(5G) 네트워크 통신장비 생산라인 가동식에 참석해 '4차 산업혁명의 전방 기지'를 둘러봤다.
뒤이은 일정으로는 경기 용인 기흥사업장을 찾아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정체를 극복할 수 있는 지속적인 기술 혁신과 함께 전장용 반도체·센서·파운드리 등 시스템 반도체 사업 경쟁력 강화를 추진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acui72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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