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의회, 내전 리비아에 자국군 파병 승인…내전 악화 우려

입력 2020-01-03 00:37  

터키 의회, 내전 리비아에 자국군 파병 승인…내전 악화 우려
유엔 인정 '리비아통합정부' 지원…부통령 "필요한 규모 필요할 때 파견"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터키 의회가 2일(현지시간) 자국 군대의 리비아 파병을 승인했다.
터키 의회 의원들은 이날 정부가 제출한 리비아 파병 동의안 논의를 위한 긴급회의를 열고 찬반 투표를 실시해 찬성 325표, 반대 184표로 동의안을 통과시켰다.
이로써 의회는 1년 동안 정부에 필요한 규모의 병력을 적절한 시점에 내전 중인 리비아로 파견할 수 있는 전권을 허락했다.
푸아트 옥타이 터키 부통령은 이날 관영 아나돌루 통신에 "필요한 규모(의 부대)를 필요할 때 파견할 것"이라고 말했다.
터키 대통령실은 지난달 말 리비아 파병 동의안을 의회에 제출한 바 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파예즈 알-사라즈 총리가 이끄는 리비아통합정부(GNA)가 파병을 요청했다"며 "우리는 모든 형태의 지원을 할 것"이라고 밝혔었다.
터키 정부는 리비아 파병이 리비아와 동지중해에서 자국의 이익을 지키는 데 필수적이라고 주장해 왔다.
반면 터키 야당은 군대 파견이 터키를 또 다른 분쟁으로 몰아넣을 것이라면서 외교적 해결을 촉구했다.
이에 앞서 터키는 지난해 11월 GNA와 안보·군사 협정을 체결했다. 이 협정에는 GNA의 요청이 있을 경우 터키가 군사 장비를 제공하고 군사 훈련도 지원할 수 있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리비아는 2011년 '아랍의 봄' 민중봉기의 여파로 무아마르 카다피 정권이 무너진 이후 2014년부터 서부를 통치하는 GNA와 칼리파 하프타르 리비아국민군(LNA) 최고사령관이 이끄는 동부 군벌 세력으로 양분됐다.
양측의 충돌은 지난해 4월 하프타르 LNA 최고사령관이 자신을 따르는 부대들에 수도 트리폴리 진격을 지시하면서 격화됐다.
GNA는 유엔이 인정한 리비아의 합법 정부로 이슬람 단체 무슬림형제단에 우호적인 터키와 카타르의 지지를 받지만, 사우디아라비아·이집트·아랍에미리트(UAE) 등은 하프타르 세력을 지원하고 있다.
서방 진영에선 이탈리아가 GNA 쪽에, 프랑스와 러시아는 하프타르 세력에 우호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다.
이에 따라 터키의 리비아 파병이 현실화할 경우 리비아 내전이 외세의 대리전으로 확산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cjyou@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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