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르도안 대통령과 통화…교전 중인 시리아 긴장완화도 논의
(워싱턴=연합뉴스) 임주영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일(현지시간)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과 통화해 내전 중인 리비아에 대한 외국의 개입을 경고했다고 AFP·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양측은 시리아의 긴장 완화 문제도 논의했다.
외신과 백악관 풀 기자단에 따르면 백악관은 이날 호건 기들리 부대변인 명의로 낸 성명에서 "(양국) 지도자들은 양자 및 지역 문제에 대해 논의했다"고 밝혔다.
백악관은 "트럼프 대통령은 에르도안 대통령과 통화에서 외국의 간섭이 리비아의 상황을 복잡하게 만들고 있다고 지적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어떤 국가나 단체를 언급하는지는 명확하지 않고 백악관 성명도 다른 세부내용을 제시하지는 않았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다만 이번 발표는 터키가 자국 군대의 리비아 파병을 승인한 후 나왔다고 AFP는 전했다.
터키 의회는 2일 자국 군대의 리비아 파병을 승인했다. 이는 내전 중인 리비아에서 수도 트리폴리를 포함한 서부 지역을 장악하고 동부 군벌 세력과 싸우는 파예즈 알-사라즈 총리의 리비아통합정부(GNA)를 지원하기 위한 조치다.
그러나 이로 인해 리비아를 둘러싼 외세의 대리전 비화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리비아는 2011년 '아랍의 봄' 민중봉기 여파로 무아마르 카다피 정권이 무너진 뒤 2014년부터 서부를 장악한 GNA와 칼리파 하프타르 리비아국민군(LNA) 최고사령관이 이끄는 동부 군벌로 양분됐다.
GNA는 유엔이 인정한 리비아의 합법 정부로 터키와 카타르의 지지를 받지만, 사우디아라비아·이집트·아랍에미리트(UAE) 등은 하프타르 세력을 지원한다.
AFP는 "터키 의회는 리비아에 대한 군대 배치를 승인해 전쟁으로 찢어진 나라에 대한 외국의 간섭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노골적인 경고를 촉발했다"고 전했다.
한편 백악관은 양국 정상이 시리아 북서부 이들립에서 민간인을 보호하기 위한 긴장 완화의 필요성에 동의했다고 밝혔다.
터키와 접한 이들립주는 2011년 시리아 내전 발발 이후 정부군과 대치를 계속하는 반군의 마지막 거점이다. 반군은 터키, 정부군은 러시아의 지원을 각각 받고 있다.
터키와 러시아는 2018년 9월 이들립 일대 휴전에 합의했다. 그러나 작년 초 옛 알카에다 세력인 하야트 타흐리흐 알샴(HTS)이 이 일대를 장악하자 시리아 정부군과 러시아군은 테러 세력 소탕을 명분으로 공격을 재개했고 최근 공세를 강화했다.
새해 첫날인 1일에도 시리아 정부군이 이들립의 한 도시를 미사일로 공격해 최소 8명이 숨졌다고 외신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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