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BS "중국 지준율 인하했지만 대규모 부양 안 해"

입력 2020-01-03 11:53  

UBS "중국 지준율 인하했지만 대규모 부양 안 해"
"새해 지준율 인하는 춘제자금, 지방채 발행 수요 충족 목표"
뱅크런 등 신용 위기 처한 중소은행 지원 효과 분석도



(상하이=연합뉴스) 차대운 특파원 = 중국이 새해 벽두부터 지급준비율을 인하하기로 했지만 이는 춘제(春節·중국의 설) 자금 수요와 지방정부의 순조로운 채권 조기 발행 지원을 위한 것으로서 대규모 부양 정책의 신호탄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분석이 나왔다.
왕타오(汪濤) UBS 이코노미스트는 3일 경제 매체 차이신(財新)에 기고한 칼럼에서 "(중국 당국의) 정책이 한층 완화의 방향으로 갈 것으로 보이지만 대규모 부양 정책이 나오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왕 이코노미스트는 오는 6일 시행될 지급준비율 인하를 통해 공급될 유동성 규모가 8천억위안(약 133조원)으로 추산된 가운데 금융 기관들이 이 자금을 주로 1월에 만기가 도래할 역(逆)RP(환매조건부채권·레포) 및 선별적 중기유동성지원창구(TMLF) 대출 상환과 춘제 자금 공급에 쓸 것으로 관측했다.
아울러 추가 공급 유동성이 1∼2월 지방정부들이 발행할 특수목적채권 매입에도 쓰일 것으로 예상했다.
중국 중앙정부는 경기 부양을 위해 각 지방정부에 연초부터 대규모 인프라 시설 투자에 나설 것을 지시했다.
연초부터 조기에 인프라 투자가 이뤄지게 하려고 중국 국무원은 오는 3월 열릴 전국인민대표대회의 정식 예산 승인에 앞서 총 1조 위안 규모의 특수목적채권 발행 한도를 각 지방정부에 배분해 하달한 상태다.
궈타이쥐안증권은 올해 1월에만 특수목적 채권과 일반 채권을 합쳐 총 1조3천억위안 규모의 지방정부 채권이 새로 발행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 증권사는 통상적인 춘제 자금 수요까지 더하면 올해 춘제를 전후로 중국에서 총 2조8천억 위안 규모의 막대한 자금 수요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했다.
왕 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이 올해 추가로 지급준비율과 MLF 금리를 각각 50bp(1bp=0.01%포인트), 10∼15bp 내릴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완화 정책의 강도는 일정 수준 이내에서 조절될 것으로 관측했다.
그는 "올해 신용대출 증가 속도는 2019년의 10.8%보다 높은 11.4%까지 높아질 것으로 보이지만 증가율이 과거의 완화 주기 때보다는 훨씬 낮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인민은행은 새해 첫날인 지난 1일, 금융기관의 지급준비율을 오는 6일부터 0.5%포인트 내린다면서 이를 통해 8천억 위안의 유동성이 추가로 공급될 것이라고 발표했다.
중국은 '회색 코뿔소'로 불리는 부채 리스크가 여전함에도 작년 3차례 전면적인 지준율 인하를 단행했고, MLF 금리와 연동되는 사실상의 기준금리인 대출우대금리(LPR) 인하를 통해 유동성 공급을 늘리고 있다.
다만 중국은 실질적으로는 완화 방향으로 기운 통화 정책을 펴고 있지만 완화 폭을 정밀하게 제어하겠다는 의지 역시 피력하고 있다.
한편, 중국에서는 이번 지준율 인하가 신용 위기에 몰린 지방의 중소 규모 은행들의 숨통을 틔워주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지난 5월 이후 네이멍구자치구의 바오상(包商)은행 등 지방의 소규모 은행 3곳이 파산 위기에 몰려 구조조정 후 국유화된 가운데 연말 잉커우옌하이(營口沿海)은행 등 여러 중소 은행들에서 대규모 예금 인출 사태(뱅크런)가 발생하면서 중국에서는 급속해진 경기 둔화로 인한 실물 경제의 위기가 금융 위기로 번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커졌다.
리커창(李克强) 총리는 최근 쓰촨성의 중소 은행인 청두은행 지점을 방문해 지준율 인하 방침을 구체적으로 시사하면서 강한 중소은행 지원 의지를 피력하기도 했다.
중국은 중소 은행에는 대형 은행보다 지준율을 더 낮게 적용해주고 있다.
6일 지준율 인하가 단행되면 대형 국유은행의 지준율은 12.5%로 낮아진다. 중소은행의 지준율은 규모에 따라 10.5%와 7%로 각각 내려간다.
ch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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