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세포의 면역 회피 차단하는 단백질 발견"

"암세포의 면역 회피 차단하는 단백질 발견"
미 보스턴대 의대 연구진, '사이언티픽 리포츠'에 논문




(서울=연합뉴스) 한기천 기자 = '면역 관문(Immune checkpoints)'은 암세포가 면역체계의 공격을 피하는 데 이용하는 면역세포의 표면 단백질을 말한다.
T세포의 '면역 관문'인 PD-1 단백질은 원래, T세포의 정상 세포 공격을 막는 데 관여한다.
하지만 암세포는 PD-1의 이런 속성을 역으로 이용해, 면역체계의 감시망을 피한다. 면역체계가 자신을 해로운 외부 침입자로 보지 못하게 속이는 것이다.
암세포의 위장 전술을 차단하는 이른바 'PD-1 면역관문 억제제'가 요즘 실제 암 치료에 많이 쓰인다.
이런 유형의 면역 치료가 주목받으면서 세계 시장 규모는 연간 30억 달러를 넘어섰다. 하지만 이 치료제에 반응하는 암 환자는 아직 일부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미국 보스턴 의대(BUSM) 과학자들이, PD-1 면역관문 단백질을 분해하는 c-Cbl이라는 단백질을 발견했다.
장차 c-Cbl 단백질을 조작해 PD-1의 발현을 제어할 수 있게 되면, 흑색종·방광암·신장암·유방암·비소세포 폐암 등 다양한 유형의 암 치료에 효과를 볼 것으로 과학자들은 기대한다.
관련 논문은 2일(현지시간) 저널 '사이언티픽 리포츠(Scientific Reports)' 온라인판에 실렸고, BUSM은 논문 개요를 온라인(www.eurekalert.org)에 공개했다.
연구팀은 c-Cbl 유전자 카피를 유전공학 기술로 제거한 동물 모델 실험에서, c-Cbl 단백질이 면역세포에 어떤 작용을 하는지 관찰했다.
아울러 c-Cbl 유전자를 제거한 모델과 그대로 둔 모델에 각각 암 종양을 이식해, 유전자를 제거한 모델에서 암 종양이 훨씬 더 빠르게 성장한다는 걸 확인했다.
c-Cbl 단백질의 결핍이 암 종양의 성장과 연관돼 있다는 게 입증된 셈이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 결과를 토대로, 머지않아 c-Cbl 단백질을 활성화해 암 종양의 성장을 억제하는 치료법을 개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논문의 교신저자인 비풀 치탈리아 내과 부교수는 "c-Cbl을 활성화하면 종양 형성에 관여하는 몇몇 단백질이 분해된다"라면서 "PD-1 억제제를 단독 투여했을 때보다 효과가 클 것으로 예상한다'라고 말했다.
che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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