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비아 보건부 "부상자도 수십명"…동부 반군 소행 추정
(서울=연합뉴스) 김성진 기자 = 리비아 수도 트리폴리에 있는 군사학교에 4일(현지시간) 공습이 이뤄져 생도 최소 28명이 사망하고 수십명이 부상했다고 외신들이 전했다.
AFP, 로이터 통신은 이날 리비아 통합정부(GNA) 산하 보건부 장관인 하미드 빈 오마르 등을 인용해 이같이 전하면서 사상자 수가 더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공습이 이뤄질 당시 생도들은 기숙사로 돌아가기 전 연병장에 모여 있어서 피해가 컸던 것으로 전해졌다.
GNA 측과 연합한 무장세력은 트리폴리 알-하드바에 있는 군사 캠프에 대한 이번 '공중 폭격'이 동부에 있는 라이벌 반군인 리비아국민군(LNA)의 소행이라고 주장했다.
LNA 대변인은 그러나 자신들의 연루를 부인했다.
최근 수주간 트리폴리 시내와 주변에선 공습과 포격이 증가하는 추세다.
이 때문에 지난해 12월 초 이후 민간인 최소 11명이 사망했고 보건 시설과 학교도 문을 닫았다고 리비아 주재 유엔 대표부가 지난 3일 밝혔다.
로켓과 포탄 때문에 트리폴리에서 유일하게 기능하고 있던 공항도 폐쇄됐다.
특히 터키 의회가 지난 2일 GNA를 지원하기 위한 병력을 배치하겠다고 결의한 뒤 교전 상황이 더 격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실제로 동부 군벌 칼리파 하프타르 LNA 최고사령관은 전군 동원령을 내리면서 터키가 과거 오스만제국처럼 리비아를 다시 식민지로 통제하려고 한다면서 이에 맞서자고 호소했다.
사우디아라비아도 최근 터키의 리비아 개입에 대해 비판하고 나섰다.
사우디 외교부는 이날 관영 SPA 통신에 밝힌 성명에서 터키 의회의 리비아 파병 승인은 리비아에 대한 내정 간섭으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결의를 위반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리비아 내전은 외세의 대리전 양상이 되고 있다. GNA는 유엔이 인정한 리비아의 합법 정부로 이슬람 단체 무슬림형제단에 우호적인 터키와 카타르의 지지를 받지만, 사우디아라비아·이집트·아랍에미리트(UAE) 등은 LNA 세력을 지원한다.
앞서 리비아는 2011년 '아랍의 봄' 민중봉기의 여파로 무아마르 카다피 정권이 무너진 이후 2014년부터 트리폴리를 중심으로 한 서부를 통치하는 GNA와 하프타르 사령관의 LNA가 통제하는 동부 군벌 세력으로 양분됐다.
지난해 4월 초부터 하프타르 사령관이 트리폴리 탈환을 위한 공세를 강화한 가운데 지금까지 수천명이 죽거나 다쳤으며 12만명이 피난길에 올랐다고 신화통신은 전했다.
sungj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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