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촉즉발속 트럼프에겐 노련한 참모도, 대테러 조율기능도 부족

입력 2020-01-06 06:55   수정 2020-01-06 0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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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촉즉발속 트럼프에겐 노련한 참모도, 대테러 조율기능도 부족
WP "직감 선호 트럼프 성향 우려"…표적공습 근거된 '임박 위협' 여부도 의문


(워싱턴=연합뉴스) 백나리 특파원 = 미국과 이란의 관계가 일촉즉발의 위기로 내몰리고 있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곁에는 노련한 참모나 믿을만한 첩보의 원천, 동맹과의 강력한 유대 같은 자산이 부족한 실정이라고 미 워싱턴포스트(WP)가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런 가운데 확고한 정보가 아닌 감을 믿고 움직이는 트럼프 대통령의 충동적 성향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가 이란 군부실세에 대한 공습의 사유로 제시한 '임박한 위협'도 불분명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트럼프 "이란 보복공격 땐 52곳에 반격할 준비돼 있다" 경고 (Trump, Iran, soleimani) / 연합뉴스 (Yonhapnews)
WP는 이날 "전쟁 목전의 대통령은 여러 자산에 의존하는 경향이 있다. 경험 많은 참모로 구성된 팀과 믿을만한 정보의 원천, 미국 동맹과의 강력한 유대와 미국 대중의 신뢰"라며 "트럼프 대통령은 모든 항목에서 공급이 달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WP에 따르면 일단 트럼프 대통령의 국가안보팀에서 여럿이 떠나면서 규모가 줄어든 것은 물론 탄핵 청문회로 몇 달 간 조직이 산만해진 상황이다.
로버트 오브라이언 국가안보보좌관이 경질된 존 볼턴 전 보좌관 후임으로 투입됐으나 변호사 출신이고 이란이나 중동에 대한 경험이 거의 없다.
특히 이란이 '가혹한 보복'을 예고한 상황에서는 중앙정보국(CIA)과 연방수사국(FBI) 같은 정보기관 사이에 조율된 대테러 대응이 이뤄지는 것이 가장 중요한데 국가안보회의(NSC)의 대테러 담당인 캐시 파텔은 데빈 누네스 공화당 하원의원 보좌관 출신으로 작년 말에야 NSC에 들어갔고 전임자보다 경험이 없는 실정이다.
심지어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이후 정보기관의 역할을 폄하하며 갈등을 빚어왔다. 이란과의 사이에서 나름의 중재 역할을 하며 상황 악화 방지에 힘썼던 유럽 동맹국과의 관계도 악화한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가뜩이나 충동적 성향이 강한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직감을 내세워 최악의 선택을 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WP는 전직 국가안보 당국자들을 인용, 상황이 우려스럽다면서 일부는 이란의 보복 능력 때문이지만 명백한 정보 대신 직감을 선호하고 참모들을 무시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성향 때문이기도 하다고 전했다.
이란 군부실세 공습 사살 역시 다른 옵션들이 더 타당하게 보이도록 할 의도로 제시된 비현실적 방안이었으나 트럼프 대통령이 이를 택해 참모들을 경악하게 했다고 뉴욕타임스가 보도한 바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란 혁명수비대의 정예부대 쿠드스군의 거셈 솔레이마니 사령관 사살에 대해 '임박한 위협이 있었다'며 정당방위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실제로 임박한 위협이 있었는지는 의문이라고 WP는 지적했다.
미 정보기관 당국자들에게서 3일 브리핑을 받은 의회 인사들이 최근 몇 달 새 솔레이마니가 이끌거나 배후에 있는 세력의 위협이 상당히 달라졌는지를 시사하는 어떤 것도 듣지 못했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트럼프 행정부가 솔레이마니 사령관을 배후로 하는 대미 위협이 임박한 상황이었음을 강조하며 사살의 정당성을 부각하고는 있으나 이런 계획과 관련한 세부사항이나 왜 임박했다는 판단이 내려졌는지에 대한 설명은 제공되지 않고 있다고 WP는 덧붙였다.
nari@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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