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법정부' 지원…전투 아닌 리비아 휴전 지키러 파병"
터키·카타르·이탈리아 vs 사우디·이집트·프랑스·러시아 대립국면
(서울·이스탄불=연합뉴스) 하채림 기자 김승욱 특파원 = 리비아 '통합정부'(GNA)를 지원하는 터키가 지상군 파병을 시작했다고 터키 대통령이 밝혔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5일(현지시간) 방송된 터키 CNN튀르크 뉴스 채널과 인터뷰에서 "(터키군이) 현재 리비아로 움직이고 있다"고 말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작전센터를 세우고 거기에 터키군을 지휘하는 중장이 있을 것"이라며, "터키군은 상황을 관리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터키가 리비아의 '합법 정부'를 지원하는 것이라고 강조하면서, "터키군의 목표는 전투가 아니고 리비아 휴전을 지키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2일 터키 의회는 리비아 파병동의안을 가결했다.
이와 관련, 메블뤼트 차우쇼을루 터키 외무장관은 6일 "군사 전문가와 기술팀이 리비아의 합법 정부를 지원하기 위해 파견될 것"이라며 "언제 어떤 방식으로 이뤄질지는 에르도안 대통령의 리더십 아래 정부가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로이터 통신 등 일부 외신들은 터키의 시리아 북부 군사작전에 합류한 친(親)터키 시리아 반군 일부가 리비아에 파견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로이터는 자유시리아군(FSA) 또는 시리아국가군(SNA)으로 불리는 친터키 반군 측 소식통을 인용해 "일부 반군 전투요원들이 리비아에 있는 터키 보안 업체와 개별적으로 경호 계약을 체결했다"고 전했다.
다만, FSA 대변인은 터키가 전투요원을 리비아에 파견해줄 것을 요구했다는 소문을 부인했다고 전했다.
차우쇼을루 장관 역시 리비아 내 러시아와 수단의 전투요원들을 언급하면서 "터키는 어떤 FSA 전투요원도 리비아에 배치한 적이 없으며, 리비아에 용병을 배치하는 것에 반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리비아 주재 미국대사관은 6일 "러시아 용병의 배치뿐 아니라 터키의 지원을 받는 시리아 전투요원의 도착과 같은 폭력 사태는 리비아에 대한 외세 개입의 위험성을 여실히 드러냈다"고 비판했다.
리비아는 2011년 '아랍의 봄' 민중봉기와 무아마르 카다피 정권 붕괴 후 혼란이 계속됐으며, 2014년부터 트리폴리를 중심으로 서부를 통치하는 GNA, 칼리파 하프타르 사령관이 이끄는 리비아국민군(LNA)이 통제하는 동부 군벌 세력으로 양분됐다.
양자 중 GNA가 유엔으로부터 인정받는 합법 정부다.
양측의 대결은 지난해 4월 하프타르 사령관이 수도 트리폴리 진격을 지시하면서 격화했다.
무슬림형제단에 우호적인 터키와 카타르, 서방 국가로는 이탈리아가 GNA를 지원한다.
요르단,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이집트 등 수니파 아랍국, 프랑스, 러시아는 LNA에 우호적이다.
리비아를 놓고 국제사회도 분열된 가운데 터키가 리비아 파병을 결정하면서 리비아가 또다른 대리전 현장이 될 우려도 커졌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6일 리비아 사태를 논의하는 비공개회의를 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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