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노이=연합뉴스) 민영규 특파원 = 쿠웨이트에 파견된 필리핀 가사도우미가 집주인의 아내에게 폭행을 당해 숨진 것으로 알려지면서 필리핀 정부가 발끈하고 나섰다.
6일 GMA 뉴스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필리핀 외교부는 지난해 12월 30일 쿠웨이트의 한 가정에서 일하던 도우미 지넬린 빌라벤드가 집주인의 아내에게 살해된 것으로 알려져 현지 당국이 사인을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필리핀 고용노동부는 빌라벤드가 집주인의 아내에게 맞아 피멍이 든 상태로 숨진 채 병원으로 이송됐다고 전했다.
필리핀 당국은 "이는 2018년 필리핀과 쿠웨이트가 체결한 가사도우미 인권 보호 협약 위반"이라며 필리핀 주재 쿠웨이트 대사에게 항의하고 가해자에 대한 엄중 처벌을 요구했다.
또 쿠웨이트에 대한 가사도우미 송출을 일부 금지했다.
필리핀은 2018년 2월 쿠웨이트에 사는 레바논-시리아인 부부에 의해 살해된 필리핀 가사도우미의 시신이 1년 만에 냉동고에서 발견되는 사건이 발생하자 인력 송출을 전면 금지했다가 3개월 만에 풀었다.
당시 양국은 고용주에 의한 가사도우미 야권 압수 금지, 주 1일 휴무, 1일 7시간 취침 보장 등을 내용으로 하는 가사도우미 인권 보호 협약을 체결했었다.
리네 로브레도 부통령은 지난 5일 현지 언론 인터뷰에서 "2018년 인력 송출 중단 조처를 한 바 있지만, 우리 가사도우미 피살 사건이 계속 발생한다"면서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존 베르티즈 필리핀 하원 고용노동위원회 위원장도 쿠웨이트에 대한 인력 송출을 전면 금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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