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브레도 필리핀 부통령 "마약과의 전쟁, 완전 실패"

입력 2020-01-06 18:19   수정 2020-01-06 1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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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브레도 필리핀 부통령 "마약과의 전쟁, 완전 실패"

(하노이=연합뉴스) 민영규 특파원 =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의 정적인 레니 로브레도 부통령은 6일 두테르테 대통령이 강력하게 추진하는 '마약과의 전쟁'이 완전한 실패라고 평가했다.

일간 필리핀스타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로브레도 부통령은 지난해 11월 '마약퇴치 범정부 위원회'(ICAD) 공동 위원장직을 수행한 것에 대해 보고하는 형식으로 이날 개최한 기자회견에서 "2017∼2018년 시중에 유통된 마약 가운데 압수한 것은 1%에 불과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로브레도 부통령은 필리핀 경찰청과 마약단속국 자료를 근거로 제시했다.
그러면서 시시한 마약 사범 대신 밀거래 조직 두목을 검거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지적했다.
로브레도 부통령은 또 마약과의 전쟁 과정에 재판 없이 용의자 등을 사살하는 이른바 '초법적 사형'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필리핀은 두테르테 대통령 취임 직후인 2016년 7월부터 마약과의 전쟁을 벌이고 있으며 이 과정에 지난해 7월까지 경찰과의 총격전 등으로 숨진 사망자가 공식 발표된 것만 6천847명이다.
인권단체들은 재판 없이 사살하는 이른바 '초법적 처형'으로 인해 실제 사망자가 2만7천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했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이런 마약과의 전쟁을 비판해온 로브레도 부통령을 지난해 11월 ICAD 공동 위원장에 임명했다가 불과 19일 만에 "신뢰할 수 없다"며 해임했었다.
살바도로 파넬로 대통령궁 대변인은 이번 로브레도 부통령의 평가에 대해 "불과 며칠간 ICAD 공동 위원장으로 일해놓고 너무 많은 얘기를 하고 있다"면서 "로브레도 부통령은 전문성이 없다"고 반박했다.
필리핀에서는 대통령과 부통령을 따로 선출하기 때문에 정치적 입장이 상반될 수 있다.
youngkyu@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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