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사스 아니지만 발병환자 늘 것"…美, 자국민에 '여행경보'(종합)

입력 2020-01-07 19:38  

中 "사스 아니지만 발병환자 늘 것"…美, 자국민에 '여행경보'(종합)
우한시 질병통제센터장 '원인 불명 폐렴' 상황 분석
美·홍콩·대만·마카오 등 경계 강화…WHO는 아직 여행경보 '주저'


(베이징·홍콩=연합뉴스) 심재훈 안승섭 특파원 = 중국 당국은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에서 발생한 원인불명의 폐렴이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나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은 아니지만 조사 확대로 발병 건수는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7일 우한시 등에 따르면 우한시 질병예방관리센터 주임은 최근 원인불명의 폐렴 상황과 관련해 봄과 겨울은 호흡기 전염병 발병률이 높은 계절이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많은 발병자가 화난(華南)수산시장과 관련돼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환자들은 발열과 무기력증을 호소하고 일부 환자는 호흡 곤란, 백혈구 감소 증상 등을 보여 바이러스성 폐렴과 유사하다"면서 "병원 검진 결과 조류 인플루엔자, 아데노 바이러스, 사스, 메르스 가능성은 배제했으나 발병 원인에 대한 추가 분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원인불명 폐렴 환자가 증가하는 이유에 대해선 "화난수산시장의 발병 상황을 파악한 뒤 검색 범위를 확대하고 모니터링 조사를 지속해서 전개함에 따라 환자가 늘었으며 관련 작업이 진행되면서 환자 수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인체 전염 증거가 없는데도 환자를 격리 치료하는 데 대해선 "예비 조사 결과 바이러스성 폐렴이고 중증 질환인 데다 원인 또한 불명확해서 환자를 엄격히 격리해 치료하고 있다"면서 "이는 예방적 공중위생 조치로 매우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현재 중국 우한에서는 원인 불명의 폐렴 환자가 59명이며 이 가운데 7명이 중태다. 중국 당국은 현재 밀접 접촉자 163명에 대해 추적 조사 중이며 현재까지 사망 사례는 없다. 중환자 또한 11명에서 7명으로 줄어든 상태다.
우한시 위생건강위는 이번 폐렴이 사스와 메르스가 아니라고 밝혔지만 일각에서는 중국의 사회 통제 시스템을 고려할 때 세계보건기구(WHO)에서 최종 병명 확인이 나올 때까지 알 수 없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한편 우한 폐렴과 관련해 다른 국가나 지역의 경계도 강화되고 있다.
미국은 이번 사태와 관련해 주요국 중 처음으로 '여행경보'를 내렸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이번 감염의 원인이 불명확하고 어떻게 전파되는지 밝혀지지 않았다"며 "우한을 방문할 경우 살아있는 동물이나 사체에 접근하지 말고, 동물 시장을 방문하지 말고, 환자와도 접촉을 피해야 한다"고 밝혔다.
CDC의 이번 조처는 여행경보 3단계 가운데 가장 낮은 단계인 '주의'(Watch) 경보이다.
이는 통상적 수준의 가능한 모든 예방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뜻으로, 우한 방문을 포기할 필요는 없지만 감염을 피하려면 각별히 주의하라는 얘기이다.
주중 미국 대사관도 이날 중국에 있는 자국민들에게 주의보를 내려 동물이나 환자와의 접촉을 피하고, 우한 여행 후 병세가 나타나면 즉시 병원을 방문해 치료를 받을 것을 권고했다.
대만 질병통제센터도 전날 우한이나 우한 인근 지역 여행을 계획하는 자국민들에게 마스크를 착용하고 야생동물과의 접촉을 피할 것을 권고했다.
홍콩 보건 당국은 지난 4일부터 '심각' 단계로 대응 태세를 격상했으며, 마카오 정부도 지난 5일 보건 경보 수준을 '레벨 3(위험)'으로 올렸다.
다만 중국 당국과 함께 우한 폐렴의 원인 규명에 나선 세계보건기구는 사태 추이에 대한 면밀한 점검과 예방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하면서도, 우한 지역에 대한 여행 경보는 아직 내리지 않았다.
president21@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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