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서 우한 폐렴 감염 사례 발견되지 않아"
홍콩서 마스크 착용자 늘어…中 "우한에서 억제 가능"
(베이징=연합뉴스) 심재훈 특파원 = 중국 정부가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에서 발생한 원인불명의 폐렴이 홍콩에 급속히 퍼지고 있다는 소문에 대해 '가짜 뉴스'라며 진화 작업에 나섰다.
이는 홍콩 민주화 시위로 홍콩 내 반중국 정세가 커진 가운데 우한발 폐렴이 중국에 대한 공포감을 키울 수 있다는 우려 때문으로 보인다.
8일 관영 글로벌타임스 등에 따르면 중국 우한시 당국은 원인 불명의 폐렴이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나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이 아니며 인체 전염 증거도 없다고 밝혔다.
홍콩 병원 관계자도 현재까지 홍콩에서 원인 불명의 우한 폐렴에 걸린 환자는 발견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홍콩 언론들은 지난 7일 최소 9건의 발열, 호흡기 감염, 폐렴 사례가 보고됐다면서 우한 폐렴과 관련됐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이런 상황 속에 홍콩에서는 SNS 등을 통해 원인 불명의 우한 폐렴이 도심을 강타했다는 소문이 나돌면서 불안이 커지고 있다.
더구나 중국 본토 여성이 홍콩에서 격리 치료를 거부하고 길거리를 활보한 사건까지 발생해 큰 소동이 일기도 했다.
이에 홍콩 당국은 관련 조례를 개정해 '심각한 신형 전염성 병원체로 인한 호흡기 계통 질병'을 법정전염병으로 지정, 우한 폐렴과 관련된 환자의 신고와 격리 치료를 의무화하기로 했다.
캐리 람 홍콩 특구 행정장관도 기자회견을 통해 "가짜 뉴스 확산이 전염병 퇴치 작업을 방해하고 있다"면서 홍콩 시민들에게 SNS의 내용을 무조건 믿지 말고 진짜와 가짜 정보를 구분할 것을 촉구했다.
이런 불안감이 커지면서 홍콩에서는 마스크를 착용하는 시민이 늘고 있다.
홍콩의 한 학생은 "대학 측이 기숙사를 소독하고 학생들에게 마스크를 나눠줬다"고 말했다.
쩡광(曾光) 중국 질병통제예방센터 소속 전문가는 "지난 2003년 사스 발생 당시 큰 고통을 겪은 바 있어 이번에 바짝 긴장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사스 이후 중국 본토는 완벽한 공중보건 대처 체계를 갖췄기 때문에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까지 우한에서는 사망자나 인체 감염이 보고되지 않아 이 병이 치명적이거나 전염성이 있어 보이진 않는다"면서 "따라서 병이 퍼지지 않고 우한에서 막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는 게 합리적이다"고 설명했다.
현재 중국 우한에서는 원인 불명의 폐렴 환자가 59명이며 이 가운데 7명이 중태다. 중국 당국은 현재 밀접 접촉자 163명에 대해 추적 조사 중이며 현재까지 사망 사례는 없다. 중환자 또한 11명에서 7명으로 줄어든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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