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성 48명 약물 성범죄' 인니 남성 아버지 "종신형 합당"

입력 2020-01-08 09:57  

'동성 48명 약물 성범죄' 인니 남성 아버지 "종신형 합당"
英 유학 중 약 먹이고 범행…피해자 190명 넘을 것으로 추정

(자카르타=연합뉴스) 성혜미 특파원 = 영국 유학 생활 중 동성 48명을 상대로 '약물 성범죄'를 저질러 종신형을 선고받은 인도네시아 남성의 아버지가 "아들이 저지른 죄에 합당한 처벌"이라고 말했다.



영국에서 최악의 연쇄 성폭행범으로 기록된 인도네시아인 유학생 레이나드 시나가(36)의 아버지 사이분 시나가는 BBC와 전화 통화에서 "우리는 판결을 수용한다. 아들의 죄에 합당하다. 나는 이 사건에 대해 더는 말하고 싶지 않다"고 밝혔다.
맨체스터 형사법원은 6일(현지시간) 강간 136회, 강간미수 8회 등 혐의로 시나가에게 종신형을 선고하고 최소 30년 이상을 복역하도록 했다.
시나가는 2015년 1월부터 2017년 6월까지 맨체스터 클럽과 술집 등에서 만난 남성 48명을 자신의 집으로 데려와 정신을 잃게 하는 약을 몰래 먹여 성폭행하거나 시도하고, 그 장면을 동영상으로 촬영한 혐의로 기소됐다.
시나가에게 당한 피해자는 70명 더 있는 것으로 파악됐으나, 경찰은 이들의 신원을 파악하지 못했다. 혐의를 입증하지 못한 사례까지 포함하면 피해자는 190명이 넘을 것이라는 게 수사당국의 판단이다.



시나가는 인도네시아에서 건축학과를 졸업한 뒤 2007년 영국으로 건너가 맨체스터대학에서 사회학 석사 학위를 받고, 2012년부터 리즈 대학교에 입학해 인문지리학 박사 과정을 밟고 있었다.
그의 아버지는 부유한 사업가로, 개인 은행 여러 지점을 소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나가는 아버지의 원조를 받아 2017년 6월 2일 체포될 때까지 10년 동안 유학 생활을 할 수 있었다.
시나가의 범죄는 집으로 데려온 18세 남성을 성폭행하던 중 피해자가 정신을 차리면서 꼬리가 밟혔다.
피해자는 시나가를 구타한 뒤 그의 아이폰을 가지고 곧장 경찰서로 향했고, 핸드폰에는 약에 취해 잠든 남성 수십 명을 성폭행하는 장면이 찍혀 있었다.
런던 주재 인도네시아 대사관 관계자에 따르면 시나가의 가족은 그를 '교회에 다니는 착한, 종교적인 청년'이라고 알고 있었다.
가족 중 유일하게 어머니만 시나가의 예비심문 법정에 한 차례 참석했다.
시나가는 피해자들이 성관계에 합의했다고 주장했으나, 판사는 '헛소리'라고 일축했다.
인도네시아 매체들은 일제히 시나가의 판결 소식을 보도했고, 충격이라는 반응과 함께 같은 인도네시아인이라는 점이 부끄럽다는 여론이 일었다.
noanoa@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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