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중소은행 구제 나선 중국…"자본금 보충 지원"

입력 2020-01-08 10:45  

위기의 중소은행 구제 나선 중국…"자본금 보충 지원"
국영기관 동원, 파산·유동성 위기 처한 중소은행 지원 채비



(상하이=연합뉴스) 차대운 특파원 = 부실화한 중소 규모 은행들이 중국의 금융 위기 불안 요인으로 부상한 가운데 중국 정부가 이들 은행이 '다양한 경로'를 통해 자본금을 확충할 수 있도록 돕겠다는 방향을 제시했다.
중국 국무원 산하 금융안정발전위원회는 7일 류허(劉鶴) 부총리 주재로 올해 첫 회의를 열고 지방 중소 은행 지원 의지를 피력했다.
위원회는 회의 직후 발표한 성명에서 "다양한 경로를 통해 중소 은행이 자본금을 보충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중 무역전쟁과 급속한 경기둔화의 충격파 속에서 작년 중국에서는 제조업 분야 기업들의 이익이 급감해 지방 중소 은행의 부실 여신 증가로 이어졌다.
작년 5월 네이멍구자치구의 바오상(包商)은행이 파산 위기에 몰려 구조조정 후 국유화되면서 중국에서는 중소 은행의 위기 우려가 급부상했다.
이후 진저우(錦州)은행, 헝펑(恒豊)은행도 부실화로 파산 위기를 맞아 중국공상은행, 후이진투자공사 등 중국의 대형 국영 금융기관들에 속속 인수됐다.
또 작년 하반기에는 잉커우옌하이(營口沿海)은행 등 지방 중소 은행들에서 대규모 예금 인출 사태(뱅크런)가 발생했지만 중국 정부는 예금 인출을 제한하는 등 긴급 조치로 위기를 일단 틀어막았다.
중국에서는 진저우, 헝펑 은행 지원의 사례에서 보듯이 향후 지방 중소은행이 자본금 확충을 위해 증자나 영구채 발행 등에 국영 금융 기관이 동원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한국은행 베이징사무소는 작년 말 펴낸 보고서에서 "경기 둔화로 공업기업의 이윤이 감소하는 등 기업들의 영업 환경이 악화해 주로 지방 및 농촌을 거점으로 대외 충격에 민감한 소규모 민간 기업에 집중된 영업을 하는 중소 은행의 부실 여신이 확대됐다"며 "중국 경기 부진 및 디레버리징(부채 감축) 정책 등이 신용 위험 요인으로 작용할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한국은행은 자산을 기준으로 중국 전체 은행 규모에서 중소 은행의 비중이 15.3% 정도로 크지 않고 중국 당국의 충분한 통제 능력을 고려할 때 일부 은행의 부실화가 발생해도 전체 실물 경제에 큰 충격을 줄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평가했다.
ch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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