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뉴델리 버스 성폭행·살인범 4명 22일 사형 집행

입력 2020-01-08 11:21  

인도, 뉴델리 버스 성폭행·살인범 4명 22일 사형 집행
피해자 어머니 "마침내 정의 실현" 환영


(뉴델리=연합뉴스) 김영현 특파원 = 인도는 물론 전 세계에 충격을 안겼던 2012년 '뉴델리 여대생 버스 성폭행·살해 사건'의 범인 네 명에 대한 사형 집행일이 정해졌다.
타임스오브인디아 등 인도 매체와 외신은 뉴델리 법원이 지난 7일 이들 사형수에 대한 집행 영장을 발부했으며 오는 22일 사형이 집행된다고 8일 보도했다.
피해 여대생의 어머니는 "내 딸이 마침내 정의를 얻게 됐다"고 법원 결정을 반겼다.
다만, 이들 사형수는 14일 이내에 집행 연기 등을 청원할 수 있다. 이 청원이 받아들여지면 대법원이 다시 심사에 나서게 된다.
인도에서는 2004년 이후 4명이 교수형에 처해졌으며, 마지막 집행은 2015년에 이뤄졌다고 BBC뉴스는 전했다.
뉴델리 버스 사건은 만연한 성폭행을 외면하던 인도 사회에 경종을 울렸다.
2012년 12월 16일 한 여대생은 뉴델리 남부 번화가에서 남자 친구와 함께 영화를 본 뒤 귀가하고자 버스에 탔다가 6명에게 변을 당했다.
범인들은 달리는 버스 안에서 집단 성폭행한 후 여대생의 신체까지 잔인하게 훼손했다. 여성은 결국 13일 뒤 숨졌다.
이후 4명은 사형 선고를 받았고 다른 1명은 교도소 내에서 숨졌다. 또다른 공범 한 명은 범행 당시 미성년자였다는 이유로 3년의 소년원 구금을 마치고 풀려났다.
사형수 중 한 명인 아크샤이 타쿠르는 최근 인도 대법원에 사형 판결 재검토 청원을 냈다가 기각당하기도 했다.
타쿠르는 청원서에서 "뉴델리의 공기는 가스실 같고 물도 독으로 가득하다"며 "어차피 수명이 줄어들고 있는데 사형 집행이 왜 필요한가"라는 황당한 주장을 펼치기도 했다.
인도에서는 이 사건 후 성범죄 관련 형량이 강화됐지만 2017년에만 3만3천658건의 강간 사건이 신고될 정도로 관련 범죄는 여전히 범람하는 상황이다.
지난달 초에는 증언차 법원에 가던 성폭행 피해자가 피의자들로부터 불태워져 중상을 입은 끝에 사망했고, 여성이 집단 성폭행을 당한 뒤 불태워져 사망한 사건도 하이데라바드, 비하르, 트리푸라 등에서 잇따라 발생했다.
인도에 성범죄가 만연하고 일부 범행 수법은 다른 나라에서 비슷한 예를 찾기 어려울 정도로 잔인한 것은 여성에 대한 왜곡된 인식이 아직도 널리 퍼져있기 때문이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인도의 인구가 많기 때문에 성범죄가 빈발하는 것처럼 보일 뿐이라는 일부 시각은 잘못됐다는 것이다.
실제로 이번 사건 사형수 중 한 명은 "제대로 된 여성은 밤에 외출하지 않으며 단정하게 옷을 입는다"며 "처신이 단정하지 않은 여성이 성폭행당하면 그 책임은 남자가 아닌 여성에게 있다"고 말해 충격을 주기도 했다.
cool@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