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금융위 긴급 금융시장점검회의…"향후 리스크 요인 논의"
(서울=연합뉴스) 박용주 기자 = 미국과 이란 간 갈등 구도가 심화하면서 금융당국이 대(對)이란 리스크와 관련해 금융시장 모니터링 강도를 격상했다.
한국 금융사의 대 이란 익스포져(위험노출액)는 400만달러 수준에 불과해 일단 직접 영향권에서는 거리를 두고 있다는 판단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미국과 이란 간 갈등으로 금융시장에서 불확실성이 커짐에 따라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등으로 구성된 시장 점검반을 가동하기 시작했다"고 8일 말했다.
미국이 지난 3일 가셈 솔레이마니 이란 쿠드스군(이란혁명수비대 정예군) 사령관을 숨지게 하자 8일 이란 혁명수비대가 미군이 주둔한 이라크 아인 알아사드 공군기지 등에 탄도미사일들을 발사하는 등 갈등이 격화하면서 금융시장 내 불확실성이 커진 데 따른 대응이다.
모니터링 강도 격상은 금융시장에서 위기 상황이 발생할 경우 금융당국이 취하는 첫 번째 조치다.
금융당국은 국내시장을, 국제금융센터는 해외금융시장을 일 단위로 모니터링하면서 기존에 마련한 비상계획(컨틴전시 플랜)에 따라 대응을 시작한다.
시장 심리가 필요 이상으로 악화한다고 판단할 경우 범정부 차원의 시장점검회의나 거시경제금융회의를 소집해 상황에 맞는 대응 조치를 내기 시작한다.
정부는 일단 지난 7일 김용범 기획재정부 제1차관 주재로 확대 거시경제금융회의를 소집한 바 있다.
8일에는 금융위 사무처장 주재로 긴급 금융시장점검회의를 열어 글로벌 금융시장의 변동성 확대에 따른 국내 금융시장 영향과 파급효과를 점검하고 향후 리스크 요인을 논의할 계획이다.
금융당국은 현재로선 미국과 이란이 단기간에 전면전까지 벌일 상황은 아닌 것으로 보고 있다. 양국 간 기싸움 성격의 엄포나 국지전 수준의 대응 가능성을 더 크게 보는 것이다.
당분간 미국과 이란 측의 발언이나 대응 강도에 따라 시장이 단기적으로 일희일비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통상 지정학적 위기가 고조되는 경우 자금은 안전자산으로 이동한다. 증시에서 자금이 빠져 채권 시장으로 향하고 금과 달러화, 엔화 등 자산이 강세를 띤다.
국내 금융사들의 대 이란 외화 익스포져도 400만달러 안팎에 불과한 것으로 금융당국은 집계하고 있다.
국제사회의 대 이란 제재 등 여파로 금융사들이 익스포져 자체를 늘려놓지 않은 만큼 이란 리스크가 커진다고 국내 금융권이 직접적으로 흔들릴 여지도 크지 않다는 것이다.
다만 이란 리스크가 중동 지역 전체 이슈로 커지거나 신흥국 시장에 대한 불안으로 번질 경우 간접적인 리스크에 노출되는 것은 불가피하다.
호르무즈 해협에서 국내 선박의 안전 문제가 불거지거나 유가가 급등할 때 한국 경제가 받을 부정적인 영향은 정부도 예의주시하고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시장상황을 예의주시하고 국내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되는 경우 컨틴전시 플랜에 따른 시장안정 조치를 조속히 시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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